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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된 순례자들 ㅣ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4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장르는 쉽게 읽혀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읽어야 하고 또한 생소한 지역명이나 사람들의 이름 등등이 책을 읽는데 있어서 약간 방해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이 소설은 인간의 욕심과 집념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보여주는 매우 재미있는 역사추리소설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문득 타임머신이라는 영화가 떠올랐지요... 내용은 뭐 보시면 됩니다. ㅎㅎ
일단 이 책은 한창 마녀사냥이 횡행하고 온갖 질병이 창궐한데다가 종교인과 귀족들은 무지한 백성들을 신의 이름으로 탄압하던 시절인 유럽 중세시대의 독일의 한 지방을 배경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 당시 계급이 없거나 돈이 없던 서민들은 꼼짝없이 종교인과 귀족들의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었죠. 계급이 중요시 되었고 일단 마녀나 몰리거나 사악한 주술사로 몰리게 되면 꼼짝없이 모진 고문을 당하거나 사형을 당하던 끔찍한 시대였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웬 약제사 수도사의 익사에서 시작됩니다. 추리소설의 모든 시작이 그러하듯이 이 죽음은 독자에게 많은 궁금증을 일으키지요. 과연 누가 죄가 없을 것 같은 수도사를 저렇게 잔인하게 죽일까?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죄를 그가 저지른 것일까?
그런 다음 이제 시점은 이제 수도원에서 퀴슬 가족에게로 옮겨갑니다. 야콥 퀴슬은 대대로 내려오는 사형집행인 가족 출신이고 본인도 현재 사형집행인을 맡고 있습니다. 매부리코에 키가 180이 넘는 장신이며 덩치가 산 만한 매우 매서운 눈초리의 소유자인 그는, 비록 비천한 신분이지만 매우 머리가 좋고 추리력이 뛰어난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의 사위인 지몬은, 제대로 된 의사 신분은 아니지만 목욕탕 의사라는 약간 독자들로 하여금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요상한 직업을 가진 인물인데 덩치가 매우 작고 여리여리 하지만 온갖 약초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 찬 또한 똑똑한 머리의 소유자로 묘사가 됩니다.
또 야콥 퀴슬 가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야콥의 딸인 막달레나는 아버지처럼 비천한 계급의 인물이긴 하나 아버지처럼 고집이 센데다가 매우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여인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제 퀴슬 가족과 사건과의 연관성은 지몬과 막달레나가 안덱스로 순례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비로소 시작이 됩니다. 사형 집행인이라는 비천한 신분 때문에 사실은 눈치를 많이 보면서 가야 하는 여행이지만 어쨌든 막달레나와 지몬은 아이들을 아버지에게 맡기고 순례여행을 떠납니다.
안덱스로 도착한 이후 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스펙이 조금 밀리긴 하나 그래도 목욕탕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지몬에게 요하네스 수도사가 자신이 수련 수도사였던 쾰레스틴 수도사의 시체를 한번 살펴봐주길 바랍니다. 지몬은 시체를 살펴보다가 이것이 단순 익사사건이 아니라 타살 사건일 수도 있는 여러 정황을 발견하게 됩니다. 머리 뒤의 혹이라든가 등등.... 그러면서 수도원장에게서 사건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죠.
한편 지몬은 이리 저리 살인 사건 조사를 하다가 비르길리우스라는 수도사이자 시계공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아주 묘한 게 그는 수도사라는 사람이 과학 분야의 지식을 매우 많이 갖춘 사람입니다. 오로라라는 자동인형을 만든다든지... 그리고 진공의 힘을 설명한다든지.... 지몬은 그 사람에게서 매우 이상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비르길리우스가 있던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그의 조수였던 비탈리스는 전소된 채 발견되고 비길리우스는 실종되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수도원 내에서는 긴장감이 돌게 됩니다. 그러는 와중에 지몬은 자신이 목격한 부분을 설명하게 됩니다. 비르길리우스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요하네스 수도사 그리고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요하네스 수도사의 확대경 등등을 말이죠.
그러는 와중에 요하네스 수도사가 마법사이고 주술사이며 그가 모두들 죽이고 비르길리우스도 마법의 힘으로 지옥으로 보내버렸을 거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과학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았던 이 시대에는 인간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거나 설명할 수 없던 일들은 모두 주술사나 마법사의 사악한 힘으로 몰아버렸던 것 같습니다.
도망치다가 숲 속에서 잡힌 요하네스 수도사는 이제 자신의 모진 운명을 깨닫고 절망하게 됩니다. 앞으로 겪게 될 모든 모진 고문과 고통을 생각하면서 오히려 죽음을 갈망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는 와중에 감옥에 들어와 있던 막달레나와 요하네스 수도사가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 대화를 하다가 요하네스 수도사가 막달레나 아버지 야콥 퀴슬과 과거에 둘도 없는 친한 관계 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요하네스 수도사가 살인 사건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굳게 된 막달레나는 본격적으로 아버지를 이 사건으로 끌어들이게 됩니다.
요하네스 수도사가 수도사가 되기 전 이름이었던 네포묵, 야콥 퀴슬은 본격적으로 네포묵을 구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하게 되고,,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이곳 저곳을 파헤치기 시작하지요.
그런 중 한편... 수도원 내에서 세 성체와 성체 현시대가 분실되는 사고가 또 발생되게 됩니다. 자 이제 사건은 좀 더 복잡해 지는 것이죠. 비르길리우스는 어디로 갔고 누구에게 납치되었으며 그리고 도대체 성체와 성체 현시대는 누가 훔쳐간 것인지... 사람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비르길리우스의 일과 세 성체 분실 성체 현시대 분실 등을 연관시켜 보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제 비르길리우스 수도사와 오로라 인형의 실종 그리고 성체와 성체 현시대의 분실과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이 부분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인간은 힘들고 괴로울 때 신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세 시대 순례자들이 자신들의 힘든 삶을 이겨내기 위해서 순례와 성체 등등을 통해서 신과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했던 것 처럼요.. 그러나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죽음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은 어리석은 짓이지요. 인간은 mortal 입니다. 생즉필멸이지요...
흥미진진한 역사추리소설 - 근데 읽기 쫌 힘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