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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 소풍 온 심리학자입니다 - 인생의 길목에서 펼쳐보는 43가지 마음 사전
장성숙 지음 / 스틸당(STEALDANG) / 2026년 10월
평점 :
예전에 인간관계와 직장일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때 서점에 가면 무조건 심리학 책 위주로 구매했었다. 원래 삶이란 부딪혀가면서 배우는 게 맞지만 심리학 서적을 통해서 배운 것도 많았다. 심리학 책들은 나에게 있어서 인생의 지혜라는 보물이 가득 들어간 ‘보물 창고’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런 책들을 통해서 나 자신의 이상한 점 (?)을 많이 깨달았고 다른 사람들의 알 수 없는 심리도 이해할 수 있는 힌트를 많이 얻었다.
그런데 그런 책들이 좀 진지하게 지식 전달을 하는 쪽이었다면, 이 책 <나는 이 세상에 소풍 온 심리학자입니다>는 오히려 지식보다는 종교적인 깊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을 전달하는 쪽인 것 같다. 마치 오래 묵힌 된장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와 같은 슬기로운 지혜가 느껴지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오랫동안 상담을 해왔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온 터라 어느 정도 인간사에 통달했기에 경건함과 가벼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종교적인 가르침이나 진리를 엿본 기분도 든다.
책은 마치 인생의 초년, 청년, 중년 그리고 노년 시절을 가리키는 듯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라는 4개의 장으로 나뉜다. 오랫동안 심리학을 연구하고 상담가로 일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겠는가? 정말 다양한 주제의 글이 실려 있다. 인간관계, 자존감, 사람들과의 거리감, 부부간에 지켜야 할 일 등등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삶을 어떻게 잘 살지에 대한 글이 있는데, 특히 나이가 지긋하실 것 같은 저자가 ‘재미’를 강조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32쪽 “당당하지만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자잘한 일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재미있는 친구를 원하는 저자의 마음이 엿보인다. 47쪽에는 유학 시절 목표만 추구하고 소소한 일상을 누리지 않는 한국인들을 비난하는 외국인 친구의 뾰족한 말에 충격을 받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결국 인간이란 재미있게 살면서 훈훈한 온기를 나누며 사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50쪽에는 만나는 남자가 소위 ‘재미’가
없다는 한 여성의 푸념이 실려 있다. 어쩌면 '소통' '여유' '유머' 등등 많은 부분이 이 '재미'라는 단어 안에 들어있다는 느낌이다. 앞으로 좀 더 재미있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뭔가 '차가운' 전문 지식보다는 “슬기로운” 삶의 지혜가 많았다는 점. 예를 들어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거리 조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글은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싶다. 그뿐만 아니라 남의 허물을 찾을 시간에 스스로의 허물과 약점을 진지하게 살피는 태도를 가지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글도 무척 공감된다. 또한 인간은 관계에서 시작해서 관계에서 끝나는 존재라는 문장도 진리 그 자체라서 빛이 난다는 느낌이다. 모든 글이 지혜로움 그 자체다.
이 책이 또 좋은 이유는 바로 저자가 가르치려는 태도보다 스스로의 허물을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삶에서 깨달은 지혜를 말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젊었을 적에는 무척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살았을 것 같은 저자. 그러한 인성 덕분에 인생의 목표를 이루었겠지만 뭔가 2% 빠진 듯한 심심한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를 일. 인생이 고달프고 힘들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어깨에 힘을 빼고 좀 더 가볍고 소탈하게 그리고 다른 사람을 품어가면서 살아가자는 저자의 뜻이 읽힌다. 종교적인 경건함과 세속의 가벼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좋은 심리학 서적 <나는 이 세상에 소풍 온 심리학자입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