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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형 살인 - 중국의 장기 적출 산업과 미국 최대 적국의 진정한 실체를 파헤치다
얀 예킬렉 지음 / 에포크미디어코리아 / 2026년 8월
평점 :
이 책이 드러낸 참상 앞에서
이제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문형 살인>을 읽으면서 정말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과연 문명이 발전한 21세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눈물마저 났다. 종교와 신념을 억압하는 것만으로도 용납하기 힘든데 신념을 꺾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문과 학대뿐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의 몸에서 장기를 적출하다니? <1984>에서 읽은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바로 우리 곁에 있었다니... 몸서리가 쳐진다.
이런 생각과 동시에 약 20년 전,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전에 경험했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도심에 나가면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을 규탄하며 시민들에게 지지 서명을 부탁하던 무리가 있었다. 아주 끔찍한 사진들의 전시도 기억난다. 그러나 이렇게 심각한 일이었는지 상상도 못했다. 제대로 그들의 호소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던 일이 후회로 남는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인 얀 예킬렉이 사람들의 증언과 인터뷰 그리고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의 강제 장기 적출 문제를 추적한 탐사 기록이다. 그저 괴담으로만 알고 있던 것이 "진실"로 드러나니 경악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경악스러운 점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범죄 시스템을 구축하고 또 여러 나라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의료 혜택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한마디로 선진국이 나서서 범죄를 덮어주고 함께 누렸다는 것 아닌가? 출판사 소개에 등장하는 "국가가 주도하고 산업화된 살인 체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보다 이념이나 권력 그리고 국가 시스템이 먼저 앞서는 것이 너무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사례가 정말 많았고 그 결과도 상당히 파괴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력자 마오쩌둥 시대의 대약진 운동과 문화혁명 등으로 인해서 전통이나 문화의 파괴가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죄 없는 사람들이 끔찍한 죽음을 당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SF 소설이지만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다룬다는 소설 <삼체>를 꼭 읽고 싶어졌다.
파룬궁이라는 종교뿐만 아니라 가족, 책, 영화 등 전통이나 문화적인 요소도 국가에 대한 개인의 저항심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똑같이 탄압해온 것은 아닐까? 개인이 스스로 옳고 그름을 묻기 시작할 때,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권력을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소설 <1984>가 아주 명확하게 그런 부분을 꼬집고 있고 사실 우리에게는 이를 증명할 북한이라는 나라도 있다. 북한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권 유린이 심각한 곳이다. 공산주의와 전체주의 아래에서 개인이 얼마나 위태로워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이 오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취급받는 사고방식이 너무 끔찍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지금 내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당연시하면 절대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용되는 권력을 비판하고, 개인의 신념과 자유를 지키고, 부당한 일에는 당당하게 저항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새삼 느낀다. 권력을 감시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와 시민사회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주문형 살인>을 읽는 동안 다시 한번 다짐한다. 멀리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인권 탄압을 그동안 외면해왔는데, 이제는 우리 모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누리는 자유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고통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해야겠다고 다짐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