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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의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 1 - 신들의 우화
이우일 지음, 이준석 감수 / 비채 / 2026년 7월
평점 :
세상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어디일까
세상 모든 이야기의 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화로 만난다
오랜만에 이우일 작가의 만화를 그리스신화로 만났다.
한동안 그의 작품이 눈에 잘 띄지 않았는데, 이렇게 고전으로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익숙한 작가의 그림으로, 너무나 친숙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를
읽게 되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내가 몰랐던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우일의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가 품고 있는
방대한 서사와 풍부한 상상의 세계를 귀엽고 톡톡 튀는,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펼쳐놓는다. 신과 영웅들의 생김새에는
저마다의 특징과 개성이 살아 있었다. ( 근데 제우스는 왜 꼬꼬마로 표현된걸까? )
사실 텍스트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을 때는 상상의 힘을 많이 빌려야 했다.
그런데 머릿속으로 쥐어짜던 세계가 눈앞에 턱하니 펼쳐지니 몰입도가 그야말로
끝장난다. 그림을 보는 재미에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까지 더해지니 자꾸
다음 장을 넘기게 된다.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방식도 마음에 든다.
앞을 볼 수 없는, 정체도 모호한 한 현자가 말을 할 줄 아는 까마귀 까막이와
귀여운 아이들에게 신화를 들려준다.
현자는 달변가이고 까막이는 재치와 유머감각이 있다.
이야기에 쏙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그중에
한 명이 된 기분이다.
만화의 경우 사실 그림체도 그림체이지만 캐릭터에게 호감이 생길수록 좋은 게
사실이다. 왠지 "캐데헌"의 까치 생각도 나고 고전 이야기를 현대적인 말투나
유머로 쉽게 풀어내니까 낯선 옛 그리스신화 속 이름들이 더 이상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책에 나왔던 이야기들 중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것들을 말하자면,
우선 "다이달로스" 이야기. 그냥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깃털 날개를 만들어
날아오른 단편적인 인물로만 알았는데 아테니아에 있다가 크레타 섬으로
쫓겨온 사정과 여왕 파시파에의 부탁으로 만든 조각상 그리고 미궁과 테세우스에
얽힌 사건까지 이어진다.
내가 따로 띄엄띄엄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었다니,,,
아무래도 나는 그동안 아이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만 읽었나 보다 싶었다.
뿐만 아니라 "페르세우스"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그가 왜 세리포스섬의 어부에게서
길러졌고, 어쩌다 메두사의 머리를 구하러 모험을 떠났는지를 새삼 알게 되었다.
신들의 도움을 받고 자신의 재치를 이용하여 이것저것 아이템을 모아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바다 괴물 케토스와 싸워서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하는 장면, 아주 스펙터클하고
좋았는데, 실제로 이런 내용이 있었나 궁금해서 찾아봤다. 이는 고대 문헌에도 나오는
이야기였던 것! 그리고 잠시 생각했는데, 모든 비극의 시작은 "신탁"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책 중간에 까막이가 "어휴 신탁, 신탁 고것이 문제로군"이라는 대사를 말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을 까마귀가 말하고 있었다. 역시 까마귀들은 똑똑하다.
때로 킥킥 웃어가며 가볍게 읽고 있다가 감탄을 하게 되는 지점도 있었다. 괴물로 분류되는
메두사가 자신을 잡으러 온 기사에게 "괴물과 영웅은 누가 구분하는 거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요즘처럼 SNS로 영웅인 척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일침을 남기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을 볼 수 없는 이 캐릭터 현자는 과연 누구일까? 그는 우리에게 이런 말을 남긴다. 신은 늘 우리와 함께 한다고. 변덕스러운 날씨와 전쟁의 승리에는 제우스와 아테네가 함께 한다는
이야기.
나는 이 말을 듣고 좀 감동을 느꼈다. 신은 보이지 않는 형태로
늘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쉰다는 생각.. 너무 좋다. 완전 귀여운 그림체에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이우일의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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