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의 꽃말은 맥주
김지연 외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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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의 꽃말은 맥주>라니, 제목부터 친근하다. 글쓰기가 술을 부르는 것일까? 

어쨌든 너무 취하지만 않는다면 술은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긴장으로 단단히 

뭉쳤던 마음을 조금 느슨하게 해주기도 한다. 책 제목을 읽으니 그런 시간들이 

떠오른다.



이 책 너무 좋았고 공감도 많이 했다. 한동안 외롭게 지내다가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너무 현실적이고 빈틈없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가 좀 빈틈은 

있지만 나만의 상상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느껴져서 반가웠다.



나는 억지로 꾸민듯한 에세이를 싫어하는 편인데,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고 솔직하게 담아낸 것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가라는 직함이 있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정말 소설과 글쓰기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8명의 소설가들이 '소설과 나' '소설과 사물' '소설과 병' 등 총 5가지의 주제로 쓴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읽으면서 계속 표현에 감탄하고 공감했던 것 같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우선 장희원 작가가 쓴 "개를 보내고 난 후 나는 아버지가 없는 

세계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라는 문장과 김혜빈 작가의 문장 " 비정해 보이지만 

속 깊은 인물을 소설에서 만나면 숨통이 트인다" 들은 완전히 꽂히는 문장들이다.



이래서 아무나 소설가를 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나 같은 사람은 희미하게 느끼기만 

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에 이래서 소설가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장원 작가의 ‘고양이 없는 고양이 이야기’도 마음에 남았다. 평소에는 고양이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한다는 작가의 마음에 언제부터 구름이가 살포시 발을 들여놓은 

걸까?


다른 글에서 구름이 이야기를 다시 만났을 때는 작가와 구름이가 전생부터 이어진 

단단한 ‘묘연’으로 엮인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나도 고양이와 살고 있어서인지 

그 이야기가 더 애틋하게 읽혔다.



3장 ‘소설과 병’에서는 무언가에 ‘미쳐 있음’을 다룬 두 글이 특히 재미있었다. 

장희원 작가는 무슨 일을 하든 소설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음을 

고백하고, 이주영 작가는 무언가를 해냈을 때의 기쁨을 좇는 ‘성취 중독’에 관해 

이야기한다.



특히 ‘성취 중독’이라는 표현에서 무릎을 탁 쳤다. 그러면서 속으로 외쳤다. 

'완전 내 증세 아닌가, 이거?'  누가 등 떠민 것도 아닌데 새벽까지 책을 읽고 

리뷰를 쓴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거였다, 이거. 

성취 중독이라는 이 녀석...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혼자 대화하고 감탄하고, 무릎이나  이마를 탁 치기도 했다.  

역시 소설가들이기에 이렇게 쫄깃한 표현을 쓸 수 있구나, 이런 감정을 요렇게 묘사하다니 놀랍다 등의 혼잣말을 계속 했던 것 같다.



여덟 작가의 글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빛나고, 각기 다른 재미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모두 소설을 사랑하고 글쓰기에 푹 빠져 있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었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에세이였던 <마감의 꽃말은 맥주>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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