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윌버 문구점
샐리 페이지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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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가 생각했던 방향에서 벗어나 엉망진창이 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 한 사람이면 충분할지 모른다.



책 <디어 윌버 문구점>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삶의 방향을 잃은

사람들이 작은 가게를 중심으로 모여서 서로의 일상을 채워주는

이야기다. 만년필과 노트 그리고 편지지와 같은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공간에서 각자의 삶을 바꾸는 우정이 펼쳐진다.



6년 동안 만난 제임스와 힘든 이별을 겪은 조앤, 혹은 조는 아픈 윌버

삼촌을 대신해서 문구와 철물을 파는 조그만 가게를 맡게 된다.

어린 시절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곳이지만 다시 돌아온 조의 마음은

울적하기만 하다.



가장 친한 친구 루시와는 멀어진 듯하고, 연인은 더 젊은 여자를 찾아서

떠났다. 아이를 갖는 일마저 이제는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상황...

조에게 있어서 미래는 막막한 그 무엇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런 조의 일상에 조금씩 활기를 불어넣는 사람들은 바로 이웃과

손님들이다. 책을 쓰기 위해 노트를 사는 멜컴, 사연을 품고 교구를 탈출한 사제 루스

그리고 안경점을 운영하는 바이킹 에릭까지...



서로 다른 경험과 이야기를 품은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면서

조의 하루에는 어느덧 이들을 위한 자리가 생긴다. 낯설었던 사람들이 점점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이야기에 온기와 재미를 더한다.



조와 루스, 멜컴의 우정에는 유머와 조금 별난 재미가 있다. 저마다 꺼내기 어려운

사연이 있음을 알기에 먼저 캐묻지 않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가까워진다.



특히 멜컴이 묘지를 탐방하게 된 사연은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 사랑하는 이들이 떠난 

뒤의 쓸쓸한 삶. 그러나 손톱만큼 작더라도 살아갈 의미가 있다면 우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멜컴이 조와 루스라는 새로운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그 우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처럼.



사랑과 우정의 회복, 새로운 시작을 그리는 부분도 좋았다. 조는 멀어진 루시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시콜콜한 일상을 담은 편지를 쓴다. 지난 사랑을 돌아보면서는 연인 사이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며 부담 없이 만나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다.

동시에 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었는지,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중한 관계를 돌보는 데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됐다.



<디어 윌버 문구점>은 길을 잃은 이에게도 자리를 내어주는 따뜻한 곳이다. 이곳에는

다그치거나 재촉하지 않고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고 귀 기울이는 친구들이 있다.

주인공 조 뿐만 아니라 모두의 시작을 응원하게 되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책 <디어 윌버 문구점>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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