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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미술관 - 〈모나리자〉부터 〈절규〉까지 도난당한 걸작 50점에 얽힌 미스터리 사건 파일
수지 호지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8월
평점 :
진정한 걸작은 도난당하며 완성된다.
역사책을 읽을 때 우리는 종종 "비하인드 스토리"에 끌린다. 거대한 역사적
흐름을 짚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숨은 작지만 뜻밖의 사연들은
과거를 아주 생생하게 현재로 불러온다.
<도둑맞은 미술관>도 나에게 그런 재미를 줬다. 우리가 익히 아는 예술작품들과
미술관이 등장하지만 그곳에서 벌어진 이야기는 낯설고 흥미진진했다.
누가, 왜, 어떻게 예술품들을 훔쳤으며 사라진 작품은 이후 어떤 운명을 맞이했을까?
<모나리자>부터 <절규>까지 한때 도난을 당했던 걸작 50점에 얽힌 미스터리를
소개하는 이 책은 우선 범인을 추적하는 재미가 있었다. 무려 히틀러의 나치
정권부터 이탈리아의 마피아 조직에 이르기까지.... 범인은 개인만이 아니었다?!
범행 당시의 상황을 상상하고, 남겨진 단서를 따라가고, 그림이 어떻게 돌아올 수
있었는지 읽다 보면 도난당한 특정 그림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때로는 납치된 아이를 찾는 액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작품들의 안전한
귀환을 마음속으로 빌기도 했다.
도난의 규모와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했는데, 예를 들자면 히틀러가 이끈
나치 정권은 유럽 전역에서 약 65만 점의 예술품을 조직적으로 약탈했다고 한다.
독일군은 미술관, 성, 박물관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결국 돌아오지 못한
작품도 3만점에 달한다고 한다.
작품이 훼손되었을까봐 마음이 매우 아팠던 도난 방식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틀에서 바로 도려낸 방식. 카라바조의 <성 프란치스코와 성 로렌초가 있는 성탄>
과 렘브란트의 <검은 곳을 입은 남녀>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무기로 틀에서
잘려 나갔다. 그냥 훔쳐갈 순 없었나?
행방이 묘연한 작품들의 이야기를 지나 2부 <되찾은 미술품>
에 들어서면 다소 안도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작품들의 사연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나리자>는 도난이 오히려 작품의 명성을 키운
역설적인 사례였다.
책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으로 돌아온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이틀 만에 12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림의 실종과 귀환이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예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풍부한 사진과 삽화들 덕분에도 재밌었던 책 <도둑맞은 미술관>
사건 현장과 용의자들의 사진까지 보니까, 오래전에 있었던
도난 사건이 한층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또한 사건 속에서 몰랐던
작품과 작가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미술관의 그림이 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싶다. 이저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 남아 있는
빈 액자를 보며 마치 내 가슴에 구멍이 난 듯 슬펐다. 그림 한 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 앞에서 감동하고 감격할 기회를 잃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명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는 듯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작품의 무사함을 바라게 되었다. 다음에 미술관을 찾는다면
그림 앞에 조금 더 오래 서 있을 것 같다. 그 작품을 지금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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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jsbooks 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