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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맞을 용기 - 세상이 당신의 선을 넘으려 할 때, 기꺼이 ‘지랄맞을’ 용기를 내십시오
조영훈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평점 :
처음에 <지랄맞을 용기>를 읽고 싶다고 생각한 건 바로 제목 때문이었다.
평소 나는 감정을 억누르고 살고 내 주장을 별로 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남의 눈치를 좀 덜 보고 내 뜻대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심리학 책이라면 뭔가 배워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심리학 이론을 다루는 책이 아니었다. 권력과 자본 등
외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존엄과 소명, 삶의 목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과거 위인들의 이야기였다.
내 예상과 달랐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이 좋았다. 딱딱한 이론적 설명보다는
실제 인물들이 겪은 갈등과 선택이 드라마처럼 펼쳐져 흥미진진했달까?
또한 아인슈타인이나 테슬라처럼 익숙한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지니 더 재미있었다.
여러 인물 중에서도 나에겐 특히 사마천과 미켈란젤로의 이야기가
뜻깊게 다가왔다. 나는 굴욕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이 삶을 통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 즉 ‘소명’을 기억하며 실천하는 사람들이 좋다.
이 두 사람에게서 그런 의지를 읽었다.
사마천은 굴욕을 견디면서도 결국 자신의 사명을 이루었다.
그는 장군 이릉을 두둔하려다 한무제의 노여움을 산 뒤 죽음의 위기에
놓였다. 이후 그는 궁형이라는 가혹한 형벌과 치욕을 겪으면서도
살아남는 쪽을 택한다.
그가 반드시 살아남아야 했던 이유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역사서 <사기>
를 완성해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이었다. 평생 고통과 치욕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삶의 목적을 위해 큰 대가를 감내했다는 점에서,
그의 의지가 얼마나 단단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감동이다. 예전에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황홀감을 느꼈다.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했다는 말만으로는 그 감동을 다 표현할 수 없다.
그가 자신의 작품으로 신의 영광을 이루어냈다는 느낌이었다.
책 속 미켈란젤로는 교황 율리오 2세가 작업 속도를 재촉해도
자신의 기준을 굽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열두 사도를 그려달라는 요구였지만, 그는 더 나아가 천장 전체를 구약성서의 장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후원자의 권력이 절대적이던 상황에서도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의
기준을 굽히지 않았다는 점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나 역시 완벽주의 성향이 좀 있다. 내가 세운 기준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러나 때로는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이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미켈란젤로가 그렇게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후대의 우리가
지금 그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을까? 내가 그 천장 아래에서 느꼈던
황홀함을 다시 떠올리면 그의 고집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가혹한 형벌과 치욕을 감내하며 장대한 역사서를 쓴 사마천과, 작업을
서두르라는 권력자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작품에 신의 숨결을
불어넣은 미켈란젤로. 이들 외에도 책 속 많은 인물들은 권력의 압박과
가혹한 운명 속에서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을 놓지 않았다.
책 표지에는 “사실 인류의 역사는 ‘지랄’의 역사일지도 모릅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이 제시하는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뜻을 고집하고 밀어붙인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내 감정과 주장을 조금 더 드러내는 법을 배우고 싶어
이 책을 펼쳤지만 독서를 끝내는 이 시점에서는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
삶의 목적과 기준이 무엇인지를 더 생각하게 된다.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서 나 답게 사는 것과 중요한 것을 지키며 사는
삶을 읽어보고 감동을 받고 싶은 분들께 <지랄맞을 용기>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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