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소설이라는 이름의 소설 괴담
사와무라 이치 지음, 강영혜 옮김 / 리드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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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와무라 이치 작가의 <한 치 앞의 어둠>을 읽고 벌벌 떨었었는데 이번에는 사람들 사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듯한 여러 괴담들을 담은 책 <괴담 소설이라는 이름의 소설 괴담>을 읽게 되었다.


이 작가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다가다 마주칠 수 있는 아주 서늘하고 소름 돋는 순간들을 아주 잘 포착하는 듯하다.  이 책은 어디에선가 들은 듯하지만 상상만 해도 머리끝이 쭈뼛 서는 공포스러운 장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에는 총 7편의 괴담이 실려 있는데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초현실적인 존재나 귀신 이야기는 별로 없다. 오히려 이 괴담들은 현대사회의 일상 속 균열이 주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소름을 전달한다.


이러한 특징들을 모아놓은 듯한 첫 번째 괴담 <고속 괴담> 직장과 일로 느슨하게 연결된 여러 사람들이 오봉이라는 명절을 맞아서 미니밴을 타고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운전을 하다 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니,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소소한 괴담을 하나씩 나눈다. 그런데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약한 공포를 전달한다면, 호리라는 사람이 중간에 벌이는 일과 이시구로 씨가 그린 얼굴 스케치는 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사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공포스러웠다. 특히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이 호리라는 인간, 뭐 하는 인간이야?”라는 비명과도 같은 혼잣말을 내뱉었다. 내가 

만약 이야기 속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 같다.


<고속 괴담>이 인물의 기이한 행동을 통해 직접적인 공포를 느끼게 한다면, <피리 부는 집>과 <우라미 선생님>은 일종의 서술 트릭을 이용해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두 이야기 모두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일을 조금 비틀어 보여주는데 깜짝 반전이 놀랍지만 일그러진 인간의 심리나 사회 현실이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반면 <쿠쿠다의 가면>은 대놓고 인과응보를 말하는 듯. 처음부터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대충 짐작하기는 했는데, 인간은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본인이 저지른 악행의 댓가를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이어지는 작품들은 공포의 무대를 개인의 일상에서 조금 더 낯선 공간과 깊은 심연으로 옮겨간다. <코우와 게이>가 미스터리한 촌마을에 숨겨져 있던 무시무시한 비밀을 다루었다면, <마른 우물 속의 목소리>는 공포심 그 자체의 심연을 혹은 이야기 자체가 귀신에 들렸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위의 두 이야기의 경우, 소재와 분위기는 서로 다르지만, 평범해 보이던 세계의 이면에 어떤 미스터리와 비밀이 숨어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을 준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괴담이 더욱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공포가 먼 세계나 초현실적인 존재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익숙한 풍경에 작은 균열을 내고 그 틈으로 서늘한 공포를 밀어 넣는 이야기들.  책을 덮은 뒤에도 문득 떠올라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그런 현실적인 괴담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괴담 소설이라는 이름의 소설 괴담>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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