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 월급사실주의
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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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은 현대 사회에서 철저히 약자의 입장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처절한 현실을 그려낸다. 제목에서부터 보람이나 재미는 바라지도 않으니 인간의 존엄성만은 지켜달라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우리 모두 한번은 겪어봤던 부당한 노동 현실을 아주 잘 그려내기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부제 “월급 사실주의”가 매우 적절하게 다가온다.

이 단편집에는 계약직 노동자, 기간제 교사, 무명 코미디언, 하청업체 직원처럼 쉽게 대체되고 보호받기 어려운 노동자들이 등장한다. 대표가 아무 이유 없이 회사를 접겠다고 결심하는 바람에 퇴직금을 받지 못하거나 30년 넘게 일한 마트 정육 코너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사라지면서 실직자가 되는 사람 등등 등장인물들은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회사 경영이란 게 아무리 자본주의 논리에 의한 것이라고는 해도 인간성이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가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이 떠오랐다.

모든 단편들이 재미있긴 했지만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바로 성혜령 작가의 <퇴직금 돌려받기>였다. 새로 입사한 회사의 회계를 맡게 된 신입 직원 송이문은 지난 10년 동안 회사에서 퇴직한 직원들에게 퇴직금이 초과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실하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문은 퇴직금을 다시 돌려받기 위해서 야근까지 하며 일일이 전화를 돌린다. 그런데 이 와중에 희한한 경험도 하게 된다.

그 희한한 경험이란건 바로 10년 전 퇴사한 진해정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다. 연락이 닿지 않던 그녀와 겨우 연락이 된 송이문은 그녀를 한 호프집에서 만나게 되고 10년 전 회사에서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 와중에 해정에게 딱한 감정이 들었던 이문은 해정의 퇴직금은 그냥 묻어두기로 한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이야기는 거짓이었고 그 사이에 벌어진 일로 인해 이문은 월급 감봉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 설정 자체가 한편의 블랙 코미디 같았지만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기도 했다.

남의 돈을 받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더니... 이 책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은 그 치사하고 더러운 밥벌이 현장을 아주 사실 그대로 생생하게 묘사한다. 제일 치사한 게 회사는 쏙 빠지고 을들끼리 싸우고 상처를 주고 받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진짜 동네 건달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지 않는가? 정말로 재미와 성공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인간답게 돈을 벌고 싶다는 모두의 절실한 마음이 담긴 단편집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을 모두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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