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의 인류학 - 신화와 문화로 살펴보는 죽음과 삶의 풍경
이경덕 지음 / 원더박스 / 2026년 4월
평점 :
죽음이 삶에서 소외되고 있는 시대,
당신의 삶은 안녕하십니까?
책 <죽음의 인류학>은 제목 그대로 한 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세계 각 신화와 관습 등에 스며든 ‘죽음’을 탐색한다.
역사를 통틀어 지금까지 인간이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 왔는지를
문화라는 창을 통해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보통 죽음을 두려운 것으로 인식한다.
책을 읽다 보니, 그 두려움은 인류 보편적인 정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장례 의식이라는 것이
단순한 애도 행위가 아니라 죽은 자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막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 좀 놀라웠다.
말하자면 장례란 죽은 자에게 ‘당신은 이미 강을 건넜소’라며
확실히 선을 긋는 작업이라고 봐야겠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좀비 영화나 시체가 나오는 등의 영화는
죽은 자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인류의 오래된
불안을 반영한 작품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각 문화권의 장례 방식이 그 지방의 풍토 등을 반영한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그런 측면에서 티베트의 천장 의식은
너무나 강렬하다. 시신을 독수리에게 맡겨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은 처음에는 충격적으로 느껴졌지만
생각해 보니까 오히려 직접적인 ‘생명의 순환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쨌든 너무나 신기하고 기묘한 방식이다.
그리고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이 바로 각 나라의 ‘저승을 묘사하는 방식’
이 아니었을까 싶다. 서양과 동양 공통적으로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경계로 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저승으로 떠나는 망자를
위해 노잣돈을 준비해두는 풍습도 비슷하게 퍼져 있었다.
죽음 이후의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이렇게 비슷하다니 놀라웠다.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바리공주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다가온다.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으로 향했고
이후에는 저승에 도달하지 못하고 고통받는 영혼들을 구제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 한국적인 정서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조상으로부터 타인을 위한 희생과 구원의 메시지가 새겨진
DNA를 물려받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또 느끼는 것은 죽음과 삶을 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우리 조상들은 죽음의 장례를 거나하게 치름으로써 우리가
죽음을 잊지 않고 살아야 하고, 곧 다가올 죽음을 위해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한 인류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죽음에 대한 책 <죽음의 인류학>
은 세계 곳곳의 문화와 관습에 스며든 죽음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여러 가지 성찰의 포인트를 짚어준다.
죽음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반겨야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삶을 소중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깊이 있는 시선을 가진 책 <죽음의 인류학>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