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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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작가는 없었다!

이런 탐정도 없었다!

어딘지 어리숙하게 보이는 한 남자의 날카로운 시선!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사건 그 자체보다 흥미로운 것이, 그 사건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일 때가 있다. 책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이 책은 주인공 에리사와 센이 각 단편마다 등장하는 일종의 연작소설인데, 그는 남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단서들을 꿰뚫고 거기에서 진실을 파악해낸다.

주인공 센은 곤충 박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곤충에 빠져살고 그 생태도 잘 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가는 곳마다 특이한 사건을 마주친다는 것이다. 누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사건에 뛰어들어 추리를 하고 있는 주인공 그리고 센의 추리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본인은 몇 가지 단서를 바탕으로 한 ‘추측’에 불과하다며 겸손을 떨지만 그의 추리가 맞아떨어질 때 느끼는 놀라움과 쾌감은 매우 짜릿하다.

이 책이 독특한 까닭은 각 이야기마다 곤충의 생태에 맞물리는 인간의 사건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놀라운 반전이 있었던 단편 <나나후시의 밤>에서는 ‘대벌레’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일본어로 ‘나나후시’라고 불리는 이 곤충의 특징은 나무의 일부로 의태하여 포식자의 눈을 피한다는 점. 심지어 알조차 식물의 씨앗으로 보이도록 위장한다. 말하자면 이 이야기에는 가짜이면서도 진짜인 척 꾸며대는 인간들이 등장하여 등장인물들은 물론 심지어 독자들의 눈도 속인다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 서술 트릭을 가진 이야기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죽은 자가 나비로 변한다는 속설을 떠올리게 하는 <호버링 버터플라이> 이미 밝혀진 죽음의 원인을 뒤집어서 진실을 드러내는 <화재와 표본> 그리고 빛에 이끌리는 곤충과 달리 어둠 속으로 숨어드는 인간의 불온한 내면을 이야기하는 듯한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등 다섯 편의 이야기는 각자의 재미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곤충의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세계를 읽어내는 듯하여 재미있었다. 뭔가 곤충박사만이 파악할 수 있는 신비롭고도 미스터리한 진리가 있는 듯!

에리사와 센의 추리는 때로는 직감에 가까워 보인다. 논리를 설명할 순 없지만 그의 근거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독자들은 상쾌함 혹은 경쾌함마저 느끼게 된다.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아주 미묘한 빈틈을 꿰뚫는 날카로움이 있다.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은 특히 각 단편들이 품고 있는, 허를 찌르는 반전 때문에 재미있었던 것 같다. 술에 너무 쉽게 취하고 어리숙하게 보이는 센이 특유의 감각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낼 때 ‘참으로 대단하다’는 감탄을 했던 것 같다. 곤충만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도 꿰뚫는 에리사와의 활약에 동참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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