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사람을 위한 것
슬론 크로슬리 지음, 송섬별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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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대하는 나만의 방식’이라는 또 다른 제목을

붙이고 싶어지는 책 <슬픔은 사람을 위한 것>.



이 책은 저자가 두 가지 거대한 상실을 겪어내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견뎌낸 기록이다.

다소 산만하고 정신없이 흘러가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글이다.



저자 슬론 크로슬리는 외할머니가 남겨준 유산인

보석을 도난당한다. 창문을 뜯고 들어온 강도가

훔쳐 간, 한마디로 ‘침입’ 당한 사건이다.

이때 그녀는 전 직장 상사이자 절친인 러셀에게

의지하고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며칠 뒤 그녀는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 책은 갑자기 떠나버린 친구 러셀을 저자가

마음껏 애도하고 추모하는 하나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든든한 멘토였고 마음껏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던

찐친을 잃은 슬픔이 곳곳에서 진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이 책이 참 독특한 부분이 바로 저자가 

이 두 사건을 풀어내는 방식이었다.

한쪽에서는 러셀을 향한 애도와 추모가 이어지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보석을 되찾기 위한 끈질긴 추적극이 

펼쳐진다.



뭔가 상당히 무기력한 형사 대신에 직접 움직이는

저자의 모습은 범죄 추적극이 따로 없다 싶을 정도로

기민하고 대담하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 몸짓에서 상당한

슬픔이 묻어 나온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저자의 보석에 대한 집착은 어쩌면 친구의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 즉 ‘부정’의 다른 형태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한순간 그녀가 보석을 찾으면 친구의 죽음을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듯한 착각에 빠진게 아닐까? 싶었다.

바로 이 문장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 목걸이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다 ”



아니면 일종의 트라우마 반응을 겪었던 것일까?

러셀의 죽음 이후에 그녀는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죄책감과 질문들을 멈출 수가 없다. '정말 막을 순 없었을까' 

와 같은 질문과 생각이 내내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전형적인 애도와 추모의

기록과는 조금 다르다. 마냥 어둡고 무겁기보다는

곳곳에서 재치와 유머 그리고 통찰력이 빛나는

지적인 기록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슬픔을 견디는 방식이

반드시 무겁고 우울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애도의 방법도 각자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고 하는

듯한 책 < 슬픔은 사람을 위한 것 >



그리고 슬픔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듯한 책

< 슬픔은 사람을 위한 것 >를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달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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