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카 새소설 23
강지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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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어, 박자는 그 안에 있어”



소설 <인디카>는 머무르지 않는 삶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한 젊은 탭 댄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정을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어떤 일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이 소설은, 그래서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준다.

항상 어딘가에 취해있는 한 젊은이가 그날 그날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간 문장들로 이루어진 소설이랄까?



주인공 태일은 뉴욕, 토론토, 런던 등을 오가며

탭 댄스 수업을 듣고 거리에서 공연을 한다.

대단한 성공이나 어떤 거창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기 보다

돈이 떨어지면 일을 하고 다시 도시를 떠돌다가

탭 댄스를 추는 순간순간들이 모인 삶이다.



돈이 없어서 값싼 호스텔을 전전하고

생계를 위해 시작한 일들은 대체로 힘들고 소모적이다.

당장 오늘 일을 하지 않으면 내일 월세가 밀리는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모습은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젊음은 가끔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특유의 ‘무미건조함’이 매력이다.

타인과 깊은 인연을 맺지 않고

어떤 극적인 사건에도 의미를 두지 않는 그 ‘쿨함’

지독한 외로움이 언뜻 보이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묘한 해방감이 느껴진다.

젊음의 특권인 건가.. 싶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뉴욕과 토론토, 런던이라는 대도시 특유의

자유로운 공기가 전달되었다. 낯선 도시에서 느끼는

소외감, 그러나 동시에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모두 흩어지고 남는 것은 오직 주인공과 그의 발끝에서

울리는 탭 댄스 소리뿐.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나의 20대를 떠올리게 되었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았던 시절

애초에 지도 자체가 없었던 시절이었는데도 모른다.

늘 목마름을 느끼며 방황했었던 그 순간들...

주인공이 탭 댄스를 추는 장면과 조금 겹쳐 보였다.



소설 <인디카>는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우리 모두는 박자를 늘 틀려가면서도 나에게 맞는

리듬을 찾아 헤매는 방랑자다..라는 말을 하는 듯한 소설

가진 게 없어도 이 순간 들려오는 경쾌한 탭 댄스 소리에

행복할 수 있다면... 괜찮은 삶 아닐까?



"실처럼 응축된 시간을 관통한 에너지가 그의 발을 통해

뻗어 나와 내 안에 있는 것들과 공명했다. 질투, 좌절의 신경섬유에까지

리듬이 닿아 흔들리는 심장에 귀를 기울이게 했다."

-128쪽-



"사실 가장 위험한 건 감정이에요. 어떤 선택이든 그 자체로

위험한 건 없어요. 우글거리는 감정이 문제지."

-180쪽-



"아무래도 난 허무를 느끼는 것 같아. 길을 제대로 잃은 거지."

-195쪽-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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