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세계
후미즈키 아오이 지음, 윤은혜 옮김 / 자음과모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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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 보여, 물고기로.”

사람의 마음을 물고기로 볼 수 있는 소년,

그런 소년의 마음에 스며든 한 소녀

설렘으로 교차하는 두 사람의 세계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누군가의 속마음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만약, 다른 사람의 ‘내면’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매우 독특한 설정을 

가진 소설 <수조 세계>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남학생 다치바나는 다른 사람들 주위를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물고기는 실제 생물이 

아니라 그 사람의 순수함, 혹은 정의로움 같은

내면의 상태를 반영하는 이미지다.


사람마다 물고기의 색감과 종류는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 숫자와 생동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반영한다.

물고기가 많고 활발할수록 더 생기 있고 순수한 존재라는 의미다.


하지만 다치바나에게 이 능력은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저주에 가깝다. 과거 따돌림의 상처를 지닌 그는 

혹시나 자신이 타인에게 이상하게 보일까 봐 이 능력을 

철저히 감추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학급 친구 사쿠라바가 수상한 

남자와 길거리에서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런데 그 남자에게는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없었다. 

이는 곧, 내면의 순수함이 완전히 사라진 존재,

즉, 위험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사쿠라바의 안전이 걱정된 다치바나는

그녀를 남자로부터 떼어놓게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게 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무엇보다도 '신비로움 ' 이었다.

현실 속에 비현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고,

다치바나가 바라보는 물고기들의 모습은

마치 동양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특히 사쿠라바 주변을 헤엄치는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는 물고기 떼의 묘사는 독자에게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동시에 그녀가 얼마나 따뜻하고 순수한 존재인지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 작품이 판타지적 

설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중심에는 청춘로맨스의 

감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풋풋하고 조심스러운 감정,

서로를 향해 조금씩 가까워지는 다치바나와 사쿠라바의 

모습은 학창 시절의 멜로 드라마를 보는 듯한 설렘을 준다.


하지만 인생이 언제나 그렇듯 그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다치바나의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힘, 그리고 사람들의 

순수함- 즉 물고기들 - 을 위협하는 어둡고 불온한 존재.

그 위협은 점점 형태를 드러내며 두 사람의 곁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결국 <수조 세계>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남들과 다른 나를,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는가?”

다치바나는 자신의 능력을 숨기며 살아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다름’ 덕분에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전체적으로 순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가득한

소설 <수조 세계>. 이 작품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내면 세계’를 아주 독특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이 소설은 '다름이란 약점이 아니라 위기시에는 

누군가를 위협으로부터 지킬 강력한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점' 을 강조하고 있다.  판타지 소설이자 

청춘 로맨스물 혹은 동화처럼 다가오기도 하는

 <수조세계>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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