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실격 시즌 1 - 이걸 영화라고 찍었냐
Zinn 지음 / 9월의햇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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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만 보면 마냥 화려해 보이는 영화판.

그러나 우아한 백조의 발장구가 매우 치열하듯,

영화판 내부를 들여다보면 음모와 배신 그리고 생존경쟁으로

한마디로 아비규환이다. 10년 전 당당히 데뷔 영화를 찍은 최경진 감독.. 

그러나 그의 현재는 다소 실망스럽다.


10년 전 B급 성인 영화 <꼴리는 영화>로 데뷔했던 

이후로 최 감독은 아직도 차기작이 없다. 데뷔작은 쫄딱 망해버렸고 

그에게는 B급 감독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얼마 전에는 소속 영화사인 '밀리언 필름'에 자신이 쓴 '공소 시효'라는 

시나리오를 보냈으나 몇 개월째 소식이 없다.


결국 제작사로부터 미팅 약속을 받고 달려가지만

2시였던 약속 시간은 3시가 되고, 3시 30분이 되더니

어느덧 4시를 훌쩍 넘긴다. 그동안 오만 가지 번뇌와

걱정으로 마음속이 타들어가던 최 감독 앞에 나타난

제작사 대표는 '공소시효'는 접고 B급 성인영화를 다시

찍어볼 것을 권유하는데....


잘 풀리면 남의 인생... 내 인생은 가시밭길이다.

최 감독의 상황은 그야말로 눈물 난다.

그래도 17년째 입봉 준비만 하고 있는 친구 동민에

비하면 감독 데뷔는 했으니 훨씬 더 나은 상황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최 감독.


자의식 가득하고, 약간 찌질하며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도 상당히 구시대적인 최 감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 어느 정도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이나 자존심을 버려가며

현실과 타협하는 우리들...


이 책의 재미 요소는 적나라하다 싶을 정도로

속을 다 까보이는 ’솔직함‘과 ’자학 개그‘ 라고 할 수 있다.

머릿속으로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그의 개그감 넘치는

혼잣말 때문에 독자들은 10초에 한 번씩 웃게 된다.

누군가 나보다 불행하다는 소식을 알면 너무 행복하기에

친구에게 연락하는 최 감독... 솔직해서 좋다.


소설 <감독 실격>은 상당히 재미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에게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마도 블랙 유머를 이용하여 그동안 잘 몰랐던

영화판이라는 요지경 세상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가 이렇게 힘들게

세상에 나온다니... 세상 모든 감독님들이 존경스럽다.


이 책은 연재소설 중 시즌 1이고 소제목은

<이걸 영화라고 찍었냐>이다. 무심코 읽었는데

빨리 다음 시즌이 나오길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그런 종류의 소설이랄까?  영화를 사랑하고 그와 동시에

B급 감성과 약간의 자학 개그  그리고 한숨이 나오는 

찌질함조차 사랑할 수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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