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라이프 : 글리치
박새봄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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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 자신의 새로운 우주를 만든다”


우리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단편 소설집 <어나더 라이프 글리치>는 나에게 그런 말을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가능했을지도 모를 또 다른 삶,

또 다른 세계, 그리고 또 다른 나.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하는 이 책은 그래서 아주 매력적이다.


이 단편소설집에 담긴 4편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무속 신앙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분위기의

단편 <뭘 좀 보게 된 홍단비>는 저주인 줄 알았던

자신의 능력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는 주인공을 보여준다.

단편 <더블 캐스팅>은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선택의 순간들이라는 퍼즐이 합쳐져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흘러버린 

두 친구의 다를 수 있었을 삶을 보여준다.


단편 <평행성 서점의 방명록>은 평행 우주라는 설정을 통해서

다른 우주의 또 다른 “나”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가능성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고 마지막 단편 <전지적 루돌프 시점>은

산타 마을이라는 연옥과도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인데, 강력한 반전이 인상적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바로 <평행선 서점의 방명록>이었다.

지금의 삶이 심심할 때, 평행 우주에 사는 다른 나는 좀 더

자유롭고 부자로 살 거라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이 이야기는

그런 상상력을 좀 더 증폭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3가지 결말을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점도 재미있었다.


<더블 캐스팅>은 예측 불가능한 삶이 안기는 아이러니를,

<뭘 좀 보게 된 홍단비>는 능력이 저주가 아니었다는 각성을,

<전지적 루돌프 시점>은 사랑하는 가족에게 선사하는

마지막 선물을 반전이라는 장치로 보여준다.


책 <어나더 라이프: 글리치>는 선택과 가능성 그리고 여러

갈래로 갈라질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평소에 이런 상상을 많이 해본 독자라면 공감을 느낄 것이고

이런 작품을 멀리한 독자라면 뭔가 신선하고 독특한 느낌을

느낄 것이다.


지금 이 삶만이 유일하다고 믿는가? 그것은 아마도 당신의 착각일지도 모를 일... 

각기 다른 개성과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에게 성큼 다가서는 4편의 단편이 

있는 풍경 <어나더 라이프: 글리치> 당신에게 또 다른 세상이라는 가능성을 

오늘 선물해 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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