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불운 - 2024 공쿠르 단편소설상 수상작
베로니크 오발데 지음, 이세진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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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낮의 불운>은 오래된 농담 같은 소설이다.

불완전한 우리의 삶을 살짝 비틀고 꼬집어서 아주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다. 한쪽 눈 정도는 감고 살아온 사람들

의 이야기, 즉, 배우자와의 이혼, 남편의 이른 죽음

그리고 변변치 않은 자식들이라는 문제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총 8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집이다.

각각이 완전히 독립되어 있다기보다는 서로 느슨하게 걸쳐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에서

스쳐 지나가는 인물로 등장하고 그 이야기의 주변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다.


이러한 구조 덕분인지 단편들이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결국 마지막 이야기에 다다르게 되면 그 연결이 원을 그리듯이

닫히면서 전체가 완성된다.


작가가 다루고 있는 인물들은 영웅이 아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 늘 있는,

일상을 통해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에 이 보통 사람들이

어느 순간 서로의 삶에 스며들게 되면서 결정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때로는 비극적이고 또 때로는 유머러스하나 어쨌든 “불완전하고 결핍된 우리네 삶”

이라는 주제로 이어진다.


특히 재미있었던 단편을 고르라면 <미래의 남자와 철조망 소녀>를

꼽고 싶다. 평생 든든히 옆을 지켜줬던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고 온 주인공 라셸. 그러나 갑자기 들려온 초인종 소리와

함께 찾아온 손님은 본인이 미래에서 왔다고 하면서

매우 불길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과연 누구일까?


이 단편을 고른 이유는, 인생이라는 아이러니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죽음의 사자를 코앞에 두고도 아슬아슬하게 피해 가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대단히 유머러스했다. 저자의 문체는

이처럼 가볍지만 진지하기도 하다. 인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이 있지만

동시에 유머와 위트가 곳곳에 뿌려져있다. 그래서인지

아주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이 책 <한낮의 불운>은 말하자면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은 완벽하지 않고

우리는 “새옹지마”를 가슴에 새기며 살아간다.

오늘은 울었지만 내일은 웃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함께 사는 삶 혹은 공동체를 말하는 듯, 아주 따뜻한

이야기로도 읽히는 책 <한낮의 불운>. 잘나거나

완벽하진 않아도 서로 아껴주고 도와주고 사랑하는

가운데 함께 완전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한

이 책을 모두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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