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를 깬 자들 - 프랑크 제국과 중세의 운명을 바꾼 형제들의 전쟁
매슈 게이브리얼.데이비드 M. 페리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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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을 끝장내고, 대륙을 뒤흔들며

중세 유럽의 미래를 재정의한,

아버지와 아들이, 또 형제와 형제가 맞붙은 참혹안 내전

거대한 제국은 어떻게 시작되고 또 어떻게 무너질까.

처음에 몇 장 읽었을 때는 왕과 왕자들의 이름이 너무 비슷하고 ( 카롤루스의 손자가 또 카롤루스임) 당시 유럽의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서 좀 헤매었는데 차차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왜 사람들이 “왕좌의 게임”에 열광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권력을 향한 가열찬 투쟁 앞에서 부모와 형제가 싸우고 오래된 세력과 새로운 세력이 맞붙은 상황... 눈 앞에서 펼쳐지는 유혈사태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세력들!

역사를 보면 제국의 삶이란 반복되는 패턴을 보인다. 하나의 지도자 아래에서 탄생하고 정복을 통해 영토를 확장했다가도 결국은 내부의 균열 속에서 붕괴한다. 로마 제국이나 대영 제국도 그랬지만 중세 유럽도 그러했으니.. 바로 카롤루스 마그누스가 세운 프랑크 제국이었다.

<맹세를 깬 자들>은 프랑크 제국의 몰락을 다루고 있다. 800년 성탄절 카롤루스 마그누스는 로마에서 교황으로부터 황제로 정식으로 인정받으며 서유럽을 하나의 질서 아래 묶어낸다. 북해에서 피레네 산맥 그리고 도나우 강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이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이후 상황이 서서히 흔들린다. 여러 아들 가운데 살아남은 막내 경건왕 루도비쿠스 1세가 제국을 계승하게 되지만 오래된 세력들과 그의 아들들 사이에서 권력 갈등이 격화된다.

형제들 사이의 경쟁과 귀족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면서 점차 내전으로 빠져드는 프랑크 제국. 결국 841년 퐁트누아 전투에서 형제들의 군대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끔찍한 유혈 사태가 벌어진다. 하지만 이 전투는 어떤 명확한 승리를 가져오지도 못했다. 이후 형제들은 842년의 스트라스부르 맹세와 843년의 베르됭 조약을 통해서 제국을 나누어 통치하게 되고 한떄 통일된 제국이었던 프랑크 제국은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전쟁의 과정만을 설명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가 승자인가?”에 주목하기 보다는 왜 그런 선택을 해야했는가에 주목하는 책이다. 형제들 사이의 경쟁, 귀족들의 야망, 그리고 반복되는 맹세와 배신... 중세의 정치판에서 왕과 귀족 사이의 충성 맹세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이긴 했지만 권력 투쟁의 아우성 속에서 그 약속은 쉽게 깨질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맹세를 깬 자들>은 형제들 사이의 전쟁과 귀족들의 음모 그리고 배신이 얽혀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마치 현실판 “왕좌의 게임”을 보는 듯한 생생함과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권력 투쟁 뒤에는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이 있었다. 왕과 귀족들의 싸움은 결국 기근과 폭력 그리고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카롤루스 마그누스가 세운 거대한 제국은 결국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균열 때문에 무너지게 된다. 그리고 그 분열의 과정 속에서 훗날 프랑스와 독일로 이어지는 정치 질서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한다. <맹세를 깬 자들>은 카롤루스 마그누스 이후의 시대를 단순한 “쇠퇴기”로 보기 보다는 중세 유럽이 형성되는 결정적 순간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역사라는 것은 때때로 깨진 약속과 맹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왜 그렇게 "왕좌의 게임"에 목말라했었는제 알게 해준 흥미진진한 역사서 <맹세를 깬 자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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