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죽어야 하는 X
정명섭 지음 / 빚은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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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것은 상일까, 벌일까

카르마, 혹은 업, 평소에는 잘 쓰이는 표현이 아니지만 내가 저지른 일이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결국 나에게 돌아와서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종교적으로 잘 쓰이는 말이지만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쓸 법한 무서운 표현이기도 하다. 이 책 <매일 죽어야 하는 X>는 생과 사를 뛰어넘어 작용하는 이 "업"이라는 것의 무서움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어두운 숲속을 정신없이 도망치는 동현. 그의 뒤를 쫓는 검은 그림자들. 동현은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칼에 찔린 듯한 아랫배와 어디에 맞은 듯한 머리의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열심히 도망치다가 결국엔 절벽에서 떨어지게 되는 동현. 그는 점점 시야가 흐려져 가는 것을 느끼며 이제 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다음 날 몸에 아무런 상처도 없이 깨어나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그냥 꿈인 걸까?

그런데 더 이상한 점은, 현재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불량 청소년들의 수감 시설과도 같은 폐쇄적인 학교인 "바른 학교"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이 학교에 오게 된 과정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동현. 그리고 왜 미친개라는 별명의 교사는 자신과 학생들의 군기를 이렇게 미친 듯이 잡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다. 훈련은 힘들기만 하고 의문이 풀리지 않는 이 미스터리한 상황! 그런데 누군가에게서 받은 쪽지에는 "11시에 농구장에서 보자"라는 글귀가 적혀있는데...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나 <사랑의 블랙홀>의 한국 일진 고등학생 버전인 <매일 죽어야 하는 X> 앞의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무한 반복되는 하루가 펼쳐진다. 문제는 앞의 두 영화에서는 결국 인간성이 좋아지고 사랑을 이룬다던가 거만하기만 했던 장교가 엄청난 능력의 전투 군인이 되는 보상이라도 있지, 동현은 매일 밤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살해를 당하게 되고 다시 6월 26일로 돌아오는 끔찍한 타임 루프에 갇히게 된다는 점이 문제이다.

책을 읽다 보면 "도대체 동현이는 이곳에 어떻게 들어온 걸까?"라던가 "순진해 보이는 이 아이의 잘못은 도대체 뭘까?" 그리고 "왜 하필이면 11시 농구장일까?" 와 같은 수많은 의문들이 마음속에서 솟아오른다. 하지만 스토리가 거의 끝나갈 때까지도 동현의 의문점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동현의 팔뚝에 새겨져 있던 7개의 별 문신이 하나씩 사라지는 이상 현상까지 겪게 되는 상황... 결국 동현은 스스로 의문점을 해결하고자 움직이게 되는데.....

상당히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는 책이다. 그런 반면에 주인공 동현만큼이나 사태 파악이 안되는 나라는 독자 (ㅋㅋ?) 머리는 미친 듯이 돌아가고 불길한 예감이 조금씩 들어맞으면서 복잡했던 퍼즐 조각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간다. 우리는 죄를 지으면서 남들의 눈을 속일 수 있겠지만 하늘의 눈은 속일 수 없고 업의 원리는 완벽하게 작동한다. 앞으로는 절대 나쁜 짓을 하지 말자..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소설 <매일 죽어야 하는 X>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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