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의 이름이 될 때
김영주 지음, 김혜인 그림 / 무지개토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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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아 떠난 시간 여행에서

나는 또 다른 나를 찾았다.

역사적 사실을 통해 우리는 간접적으로 과거를 경험한다. 그러나 이 책의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역사는 승자의 기록만을 담는 경우가 많기에 우리는 반쪽짜리 역사만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책 <내가 너의 이름이 될 때>는 실종된 엄마를 찾아 나선 은서의 시간 여행을 따라가며 우리나라에도 여성 중심의 모계 사회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아주 흥미진진하고 생동감 넘치는 은서의 모험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고고학자이자 교수인 엄마 조하연 씨는 어린 은서를 홀로 둔 채 자주 집을 비웠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엄마가 사라진 지 이미 한 달째, 아무런 소식도 없다. 초조한 마음을 안은 채 경주로 현장학습을 가게 된 은서는 그곳에서 엄마의 실종에 대한 단서를 얻고자 한다. 그러다 수업 시간에 배웠던 박혁거세의 부인 알영의 연못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닭 주둥이와 벼슬을 가진 용이 그려진 목걸이를 줍게 된다. 그리고 곧 낯선 남자의 경고를 듣는다.

“그건 네가 감당하기 어려운 물건이야.”

목걸이가 엄마의 실종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고 확신한 은서는 집으로 돌아온 후 엄마가 집필하던 자료들을 뒤진다. 그러다 엄마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우연히 발견하고, 엄마가 시간 여행을 시도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어 엄마의 일기장에서 시간 여행의 보다 구체적인 상황과 방법을 알아낸 은서는 다음 날 학교 등교를 포기한 채 다시 경주로 달려가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은서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거와 현재 사이의 문이 열릴 때, 오직 진실만이 그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엄마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이지만, 은서는 그 과정에서 우리 역사 속 또 다른 단면을 발견하게 된다. 기원전 300년 사량이라는 곳에는 계룡 어머니의 지혜를 물려받은 여사제들, ‘계룡의 딸’들이 공동체를 이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철기 시대가 시작되면서 농경 문화가 자리 잡고 전쟁이 발발하고 남성 중심 사회로 변화하기 전, 청동기 시대에는 생명을 잉태하고 예언하며 평화롭게 사회를 이끌던 여성들이 존재했음을 은서는 알게 된다.

과연 은서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엄마를 찾아낼 수 있을까? 소설 《내가 너의 이름이 될 때》는 여러모로 의의가 있다. 우리의 역사서에서 여성들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찾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이 작품은 여성들의 조용한 카리스마가 힘을 발휘했던 시대가 분명 존재했음을 상상력으로 복원해낸다. 또한 시간 여행을 통해 은서 개인이 한층 성장해 간다는 점도 인상 깊다. 남자 친구 민혁이 억압적이고 통제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대하는 것이 옳지 않으며, 자신은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은서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한 소녀의 성장 서사가 어우러지는 작품 <내가 너의 이름이 될 때> 특히 역사를 좋아하는 청소년들과 그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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