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의 어둠
사와무라 이치 지음, 김진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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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순간, 현실이 균열한다”

세계 최강 겁쟁이지만 호러 장르를 사랑한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생각해보면 그 고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일상의 지루함을 잠시 잊고 짧은 시간 안에 도파민을

충전하기에 호러만큼 확실한 장르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바로 이 <한 치 앞의 어둠>

이다. “보기왕” 시리즈로 이미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작가 사와무리 이치의 작품으로, 총 21편의 초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각 이야기는 짧지만 마무리 한 방이 매우

강력하다. 소름끼치는 공포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짧은 호흡

안에 밀도 높게 배치되어 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이 다루고 있는 것은

✔️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

✔️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분명 있는 초자연적 존재

✔️ 그리고 귀신보다도 더 기괴하게 느껴지는 인간의 이상 심리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고 나면 단전에서부터

스멀스멀 차오르는 공포가 느껴지고 괜히 한 번 쯤은

뒤를 돌아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들은 우선

📚 <심야 장거리 버스> 일상의 빈틈을 미세하게 파고드는

공포로, 갑자기 낯선 우주에 불시착한 듯한 기분을 안긴다.

📚 <밤샘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은 다소 익숙한 반전을 보여주지만

짧은 분량안에서 서술 트릭이 깔끔하게 작동하고 있다.

📚 <차가운 시간>은 이 소설집 이야기들 가운데서 가장

서사의 완성도가 높게 느껴졌던 작품인데, 배신과 음모가

뒤섞인, 인간사의 냉혹한 드라마를 보여준다.

📚그리고 <꾸물거림 > 은 "세상에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끝내 “님이여, 그 뚜껑을 열지 마오”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게 만드는 소설이다.

공포가 맨 마지막 장면에서 한꺼번에 폭발하는 이야기

이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안긴다.

눈 뜨고 한낮에 악몽을 꾸는 느낌... 너무 무서워서

비명을 지르고 싶지만 이미 내 내면이 고래고래 악쓰다

지친 느낌... 머리끝이 쭈뼛 서는 그러한 공포.

이 소설은 공포를 설명하려 들기 보다는 그냥 툭 던진다.

“이래도 너는 초연할 수 있겠니?” 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현실이 좀 더 낯설게 다가오고 “심연”이라는 표현이 좀 더 낯익게 느껴지는 순간...

짧지만 쉽사리 잊을 수 없는 종류의

호러를 찾고 있다면 이 소설집을 추천한다.

폐가탐험처럼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소설 <한 치 앞의 어둠>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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