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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 - 지구상 가장 비싼 자산의 미래
마이크 버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평점 :
세계를 지배한 건
돈이 아니라 돈이 깔린 땅이었다!
부동산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보통 땅과 건물 두 가지를 다 떠올리지만, 이 책은 주로 “토지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쉽게 이동될 수 없고 소멸되지 않기에 가치의 증발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토지. 저자 마이크 버드는 토지가 어떻게 인류 역사와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 자리해왔는지를, 역사적 기록을 따라 써 내려간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토지 거래 기록에서부터 현대의 주택 담보대출 시장에 이르기까지 토지가 핵심 자산임을 보여주는 책이다.
주식이나 저금 등 다른 자산에 비해서 토지는 자신만의 특징이 있다. 한정되어 있고 새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다른 자산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 문제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토지를 하나의 상품처럼 다루고 그 가치의 상승을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선택이 반복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금융 시스템을 토지에 의존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토지 가격의 상승은 곧 투기적 거품으로 이어져왔다.
저자는 미국, 일본, 중국 등 거의 모든 국가가 경제 성장을 토지 가격과 연동시키는 방식을 선택해왔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선택일 것이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과 경기 침체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토지와 금융을 연동시키는 이러한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예이다. 저자는 반대 케이스로 싱가포르의 주택 제도를 제시한다. 토지의 대부분을 국가가 소유하고 시민들에게는 제한적인 주택 소유권을 제공함으로써 자가보유율은 높이되 자본의 비정상적인 투자를 차단한 경우이다.
이 책은 책 전반에 걸쳐서 헨리 조지라는 작가이자 사상가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진보와 빈곤>이라는 책을 집필했고 19세기 말 당시 그의 주장은 상당히 급진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단일세”라는 것을 주장했는데, 논지는 바로 노동과 기업 활동에 대한 과세를 줄이고 대신 토지 가치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었다. 사실 근대화 이전에는 많은 나라에서 권력을 잡고 있던 귀족들이나 엘리트층은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그 토지로 인해 일종의 불로소득을 누렸다. 말하자면 토지를 “공공재에 가까운 자원”으로 다시 정의 하자는 주장인데,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라고 본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부동산 담보 대출의 부실함이 그대로 드러났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중국의 헝다 사태 등등 우리는 부동산이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준 것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정권도 바뀌었고 높으신 분들이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한다고 들었는데, 부디 부동산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부동산이라는 자산이 어쩌면 언젠가는 폭발하고 말 아슬아슬한 폭발물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책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 지금 성장의 동력을 열심히 돌리고 있는 이 시점에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