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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나 ㅣ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송아람 지음 / 미메시스 / 2025년 12월
평점 :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초라하기 짝이 없나니.....
만화책 <자꾸 생각나>는 현실에서 안정된 쁜리를 내리지 못한
젊은 만화가들의 일과 연애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상당히 찌질하고 낯 뜨겁고 때로는 처절하기까지 한
실전 연애를 보여주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가 그러하듯,
이 책은 매우 생생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만화책이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현실 경험에 기반을 둔 듯한, 매우 사실적인
연애와 일을 이야기하는 <자꾸 생각나>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장미래는 일러스트로 활동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출처로부터 외주 작업을 받아서 일을
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장미래의 꿈은 언젠가는 자신의 작품을
낸 만화가로 당당하게 활동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미래는 평소에 좋아하고 동경하던 만화가 최도일의 블로그를
들락거리다가 실제로 그 만화가와 동료들을 술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그때부터 미래와 도일은 서로에게서 끌림을 느낀다. 사실 둘에게는 이미 오랫동안
만나온 연인이 있긴 하나 그들은 주체할 수 없는, 도무지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끌림에 굴복하고 마는데...
왜 이 책을 읽는데 좋아하던 힙합의 가사가 자꾸 떠오르는 건지..
리쌍의 노래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와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의
노랫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오랜 연애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는 커플들의 경우 끝내는 것이 답인 줄 알면서도
이별 앞에서 무척이나 질척대고 머뭇거리고 망설이게 된다.
우리 모두 한 번쯤은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연애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거듭 좌절하게 되는 청춘들의 답답함과 불안함도 잘
다루고 있다. 미래에게 은근 관심이 많았던 도일의 동료
백승태의 소개로 한 출판사 사장님과 만나게 되지만
결국 그에게 까이게 되면서 좌절하게 되는 장미래.
그녀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부끄러움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내내 발버둥 친다. 밤마다 이불킥을 하면서.... 그러나 미래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꼿꼿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만화 속에서 최도일이 미래에게 끌린 이유도 아마 그래서가 아닐까 싶은데,
그녀에게는 언젠가는 해내고 말 것이라는 이상한 아우라가 풍긴다.
<오렌지족의 최후>를 봤을 때도 느꼈지만 작가님의
치밀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에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되었다.
특히 캐릭터들이 화를 내는 장면에서 얼굴을 불타오르는
고구마처럼 표현한 것이 진짜 재미있었다. 그리고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롱디커플이 된 도일과 미래가 서로의 마음을
완벽하게 붙잡지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는 모습도 상당히 공감이 갔다.
연애라는 것은 겉으로만 보면 화려한 꼬리털을 펼치는
공작새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으나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물속에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 미친 듯이 휘젓는 오리발인 것...
그 치열하고 뜨겁고 주먹을 부르는 연애라는 놈의 속성을
잘 그려내는 만화책 <자꾸 생각나>를 만화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