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물

어두운 물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4년 6월

"안 돼. 문을 열어 주면 수귀가 들어올 거야."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물과 끊이지 않는 익사 사고... .. 정말로 이곳에 물귀신이 있다는 징조일까? 폐쇄적인 작은 시골 마을 주위를 흐르는 검은 강에 감춰진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공포의 대가 전건우 작가가 빚어낸 음산하고 소름 돋는 비밀과 미스터리로 가득한 이야기 < 어두운 물 > 속으로 들어가 보자.

미스터리 탐사 프로 “비밀과 거짓말”의 제작진은 죽은 이로부터 걸려온 듯한 ( 혹은 장난 전화? ) 제보 전화 이후 의문의 장소인 현천강으로 향한다. 하지만 도착 이후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상 현상!! 동네에 하나쯤 있다는 미친 여자가 덤벼들고 수살귀 존재 여부를 밝힐 무당은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데...

주인공인 막내 작가 민서현은 사실 “사이코메트리” 즉, 사물에 스며든 누군가의 혹은 사건의 기억을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 그녀는 강 근처에서 바람결에 날아온 피 묻은 댕기를 주워든 후 누군가의 끔찍한 마지막 순간을 환영으로 보게 된다. 댕기를 휘날리며 도망가는 여자와 낫을 휘두르는 남자그리고 산산이 흩어지는 피의 환영 속에서 깨어나는 민서현..

그런데 한창 제작이 진행되던 와중에 2명의 베테랑 작가의 모습이 계속 보이지 않다가 그중 1명이 강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되는데...

마치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세차게 쏟아지는 비와 번개로 인해 둘로 쪼개진 거대한 나무 그리고 다치고 죽는 사람들.. 이 소설 <어두운 물>은 영화 <파묘> <곡성> 등등 무속 관련 영화에서 등장한 것과 같은 그 사악한 에너지와 거기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팽팽한 대결을 아주 실감 나게 보여준다. 여기에 몇몇 심상치 않은 죽음에 연관된 범죄 사건의 미스터리까지.....

재미요소는 역시 머리끝이 쭈뼛 서게 만드는 날 것 그대로 의 “공포”와 연약해 보이는 막내 작가 민시현과 정의감 투철한 근육맨 애동제자가 합심하여 사악한 기운을 막아내고 현천마을과 현천강 아래에 묻혀있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이 아닐까?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깊은 곳까지 파들어가는 민시현과 윤동욱 콤비의 현란한 활동은 앞으로도 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일으켰다.

또 다른 재미요소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강보다 더 시커먼 속내를 가진 박PD.. 이런 사람들 주위에 늘 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다른 이의 희생에는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그리고 갑자기 나타나 애동 제자 윤동욱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이야기의 감초 노릇을 하는 옥도령 캐릭터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숨겨져 있는 그 사악한 놈과 물 밑에서 희생양을 기다리는 엄청난 힘의 수귀.... 완전 흥미진진!

절대 밤에 보면 안되는 책 <어두운 물> 새벽에 읽다가 문이나 창문을 두드리는 "똑똑똑" 소리를 들을 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에는 아무리 친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와도 절대 열어주지 말 것!! 수살귀는 아마도 물기를 타고 현실에서도 이동하는 듯 ( 이 책에 따르면....) 억울하게 죽은 원혼이 떠도는 검은 강과 이상하리만치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폐쇄된 공동체의 비밀... 호러나 오컬트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장르에 진심인 독자들이 열광할만한 소설 <어두운 물>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