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사생활 - 이토록 게으르고 생각보다 엉뚱한 프린키피아 6
알베르 무케베르 지음, 이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감각 기관은 세상을 전기 신호로 분해할 뿐, 그 신호를 엮어서 세계라는 결과물을 구성해 내는 것은 바로 뇌다. 문제는 그 세계가 객관적인 진실이라기보다는 우리의 불안을 줄이고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재구성된 것이라는 점. 뇌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종종 거짓말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 알베르 무케베르는 프랑스 출신의 임상심리학자인데 주로 불안 장애와 회복탄력성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한다. 이 책은 우리 뇌의 작동 방식을 다룬다. 기억이 왜 쉽게 왜곡되는지, 판단은 왜 감정과 욕구에 끌려가는지, 우리는 왜 틀렸음에도 확신에 차 있을 수 있는지를 말하는 책 <뇌의 사생활> 이 책은 낯익은 표현들 – 인지 부조화, 확증 편향, 지식의 환상 – 등을 쓰는데, 이를 통해 스스로의 사고 오류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우리의 습관을 꼬집는다.

이 책은 개인의 사고 오류만 다루는 게 아니라 이것을 사회적 문제로 확장시킨다.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방식, sns가 만드는 확증의 거품, 결정은 먼저 하고 근거는 나중에 찾는 정치적 선택들... 책에는 이론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예를 들어 브렉시트 국민 투표 직후에 구글에 제일 많이 검색된 문장이 바로 “브렉시트가 무엇인가?”라는 문장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사고의 깊이가 얼마나 없는지,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 책은 다양한 실험과 사례 그리고 통계 자료 등을 예로 들면서 우리의 “뇌”가 우리를 어떻게 놀랍도록 속이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우리 자신을 위해서 이긴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내가 옳다고 확신했던 나의 생각이 옳은 게 아니었을 수도 있다니... 한마디로 놀라웠다. 어떻게 보면 일반 독자들에게는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뇌 과학을 다루지만 이 책은 상당히 이해가 쉽게 전달하고 있다.

책 <뇌의 사생활>은 내가 얼마나 쉽게 확신에 도달하고, 얼마나 치열하게 그 확신을 방어해왔는지 돌아보게 해줬다. 아마도 뇌의 편향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채고 우리의 생각에 거리를 두는 순간 조금 덜 휘둘릴 수는 있을 것 같다. “메타 인지”라는 표현을 평소에 많이 듣고 살았는데 바로 이 메타인지를 통해서 편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각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가져다준 똑똑한 책 <뇌의 사생활>을 모두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