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트리만과 - 2025 아르코 제작지원 선정작
김병호 지음 / 세종마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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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상상력으로

인간 존재를 다시 묻는 철학적 서사!


인간이란 무엇인가? 를 묻는 듯한 소설 <나와 트리만과>

이외에도 미래 인류를 점쳐보는 시간과 동시에

2와 3이라는 숫자에 대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을

갖게 해 준 책 <나와 트리만과>


굉장히 독특한 구성을 가진 SF소설이다.

전체 내용이 3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 <나와>는

형이상학적이면서도 관념적인 대화체의 글이다.

마치 일반인이 챗GPT와 나누는 대화 같기도 하고

감성적인 부분의 "나"와 이성적인 "나" 사이에 오가는

관념적인 독백 같기도?


주인공 "나"는 삶에 대해서 굉장히 허무함을 느낀다.

고독한 중년이라는 점을 어필하면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점을 다른 "나"에게 강조하고, 이성적인 다른 "나"가

그 선택을 뜯어말리는 듯한 대화의 흐름.

극단의 허무함은 다음과 같은 독백에서

진하게 묻어나온다.


"자, 인생은 의미가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겠지.

삶이거나 죽음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것처럼. (... 중략...)

어때? 우리가 죽을 이유는 충분한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알아듣겠어?" -88쪽-


그러나 2장 <트리만과>에 이르게 되면 서사적 흐름이

확 달라진다. 이야기는 대화체가 아니고 긴장감과 스릴감을

동반한 한 편의 액션 영화처럼 변한다. 연구 결과를 발표하러

학회에 모여드는 사람들... 그러나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2장 <트리만과>는 세세한 배경 설명 없이, 그냥 독자들에게

벌어지는 광경을 그냥 보여준다.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그렇게 살아왔듯이, "우리"와 "우리가 아닌 무리들"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소위 "방충망 바깥에서 온" 적들을 때려잡기 위한 것.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의 상황은 대단히 긴장되고 살벌하다.


하지만 날아든 까마귀 한 마리와 무대에 올라선 두 명의

존재들 때문에 오히려 상황은 급반전되게 되는데....


"트리만"이라는 것은 영어로 삼위일체를 의미하는

"트리니티"와 인간을 의미하는 "휴먼"을 합한 단어이다.

1장에서 주인공이 낯선 타인들과 겪었던 매우 기이한 경험이라는

퍼즐 조각은 2장에 오면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된다.

그리고 3장은 매우 짧지만 완벽한 이야기의 마무리라고 보면 된다.


삶 아니면 죽음, 나와 너, 그리고 이것 아니면 저것 등등

2라는 숫자로 규정되는 인류의 삶이 오류 투성이에

한계 그 자체였다면 이제는 "연결"을 더한 3이라는

숫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듯한 소설 [나와 트라만과]


처음에는 다소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뒷 이야기를 읽다보면 완벽하게 퍼즐의 합이 이루어짐을

볼 수 있다. 구성과 내용 모두 매우 독특하고 신선하다.


지금까지 인류, 구체적으로 말해 호모 사피엔스는 어떤 계기를 통해

진화하면서 살아남았지 않았을까? 마치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듯한

인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듯한 흥미진진한 SF소설

<나와 트리만과>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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