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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하루도 선물이야
이레 지음 / 웨잇포잇 / 2025년 11월
평점 :
아주 연한 녹색 색깔의 표지에 뚜렷이 찍힌 삐뚤빼뚤하지만 귀여운 글자..
처음엔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된 책 <완벽하지 않은 하루도 선물이야>
하지만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 책은 오늘 하루도 힘들게 살아온
우리 모두를 위한 위로이자 작가가 조용히 불러주는 노래라는 느낌이다.
시와 에세이 중간에 놓여있는 듯한 저자 이레의 글은
계절로 따지면 봄보다는 가을 감성을 많이 띠고 있는 듯하다.
마냥 따뜻하게 감싸주기보다는 이미 철이 들어버린 어린아이처럼
순수함 안에 삶에 대한 통찰력과 깊이가 녹아있다.
책 속에 공감이 가는 구절이 대단히 많았다. 아마도
아주 소탈하고 담백하게 삶과 일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서 저자가 써 내려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어른들은 널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않는데
넌 왜 자꾸 노력하는 거야? 너의 이해를, 마음을 이렇게
낭비하는 게 나는 싫어.” -53쪽 -
52쪽의 글 “머리카락보다 마음이 상했겠지”에는
중학교 2학년 때 가출한 남동생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
가족을 찾아왔을 때, 동생이 염색한 머리를 보고는 어른들이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시선을 보낸 이야기가 실려있다.
눈치를 보면서 머리를 까맣게 염색을 하고 오는 동생에게
저자는 이어서 이런 말을 전한다.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너를 사랑한단다. (...) 그때도 난 네가 내 동생이었으면
좋겠어.” 이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고 판단하는 것,
과 동일한 의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동생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나 예뻤다.
그 외에도 많은 구절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국물을 먹으며
불완전한 어른의 사랑이란 이런 온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56쪽 -
“그냥 삶이 그런 거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결코 완벽한 직선이 될 수 없는” - 59쪽 -
“그러니까 괜찮다. 각자의 계절이 오면
우리는 각자의 색으로 필 것이다.” -83쪽-
이 책을 입시 공부에 지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많은 아이들이 한정된 세상에 갇혀 살면서 낮은 자존감과 자기 혐오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리는데, 있는 그대로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따뜻하고 깊이도 있으면서 삶에 대한 진실
그리고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 <완벽하지 않은 하루도 선물이야>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