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좋겠네 - 그리고 소설가 문은강의 월요일 다소 시리즈 4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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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의식 속에 숨어있는 고통과 상처까지

안아주고 사랑해 줄 사람... 어디 없나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문장이 딱 떠올랐다.

달콤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고통을 이야기하는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


이야기는 두 여인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던

한 시인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의 연인인 양미애가

집으로 돌아오는 바로 그 시점에 마치 잘 보라는 듯이

건물 밖으로 뛰어내린 시인 장진영.


경찰 조사에 의해 발견된 사실은, 그가 투신 전

마지막 통화를 나눈 대상은 바로 마여진이라는 것.

그녀는 시인이 시를 가르쳤던 제자이자 바람의 상대라고

양미애가 의심했던 여자이다.


도대체 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너무도

궁금했던 양미애는 마여진을 직접 만나보기로 하는데...


정신분석학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을 할때

우리는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학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가

똑같이 자신을 학대할 가능성이 있는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우리를

매우 취약한 상태로 만들고 억압되어 있던 내면의 괴물이

튀어나오게 한다. 그 어떤 나쁜 감정, 어떤 독, 어떤 쓰레기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일.


장애가 있던 외톨이 양미애는, 철들기 이전부터 

자신이 누군가의 진정한 사랑을 받을 가치가 없다고 느껴왔다. 

그래서 더욱 더 사랑에 집착하고 매달리는 그녀. 

 부모의 불화와 냉정한 엄마로 인해 고독했던 마여진은 

취약한 자신을 보호해 줄 제2의 인격 마치코를 만든다. 

단지 곁에 두고 싶어서 남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마치코.


장애로 인해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양미애와 가족에게서

받은 고통으로 인해 정신적 상처를 가지고 있던 마여진은,

따라서 제대로 된 사랑을 나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서로 주고 받는 사랑, 아껴주는 사랑....


그들은 매우 치명적이고 나쁜 사랑을 한 셈인데, 사실 애초에 그들은 바람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시인 장진영이

오래 머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을지도....


고통으로 가득한 사랑... 대단히 강렬하고 치명적으로

다가온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 누군가의 미스터리한

죽음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사건의 중심에 두 여자를 데려다 놓는다. 

떠나간 남자는 말이 없고 남겨진 두 여자의 심리적 고통은 생생히 전달된다.


연애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말하자면 

결국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언제나 약자라는 것.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강민우 형사에게 

양미애가 전한 말은, 마치 비명이나 절규처럼 들리는데....



“이젠 저도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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