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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귀신 도감 - 전설과 민담에서 찾아낸
강민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0월
평점 :
환상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열대의 어둠 속을 들여다본다
구미호, 그슨새, 어둑시니 그리고 도깨비 등등은 우리나라의 민담이나 고전 설화를 통해서 대대로 내려오는 대표적인 귀신 혹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이다.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야기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나 우리를 무섭게 하는 존재들! 그렇다면 다소 낯설게 다가오는 동남아시아의 귀신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나는 평소에 괴담이나 고전 설화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채널을 통해서 즐겨 듣는 편이다. 한 번씩 동남아시아의 귀신에 대한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 인간미도 좀 있고 한이 많은 우리 귀신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받았다. 좀 더 공포스럽고 잔인하게 다가오는 존재들..
이 책 <동남아시아 귀신 도감>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그리고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총 100종의 귀신에 대한 소개 글과 상당히 생생하게 구현된 일러스트가 실려 있어서 그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독특하다고 여겼던 부분은 바로 역시 귀신이나 유령들은 특정 지역의 문화나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예를 들어서 90쪽에 나오는 "아모 몽고"는 필리핀 민담에 전해 내려오는 유인원 괴물인데, 아무래도 원숭이가 많이 서식하는 필리핀에서 상상할 만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역에 특수한 존재들이 있긴 하나 흥미롭게도 공간을 초월하는, 비슷한 느낌의 귀신들도 많았다는 것! 예를 들자면 42~43쪽에 나오는 "마 다"는 베트남 민담에서 내려오는 강에 사는 물귀신인데, 그들은 자리를 대신할 다른 사람이 있어야 환생을 할 수 있기에 헤엄치는 사람들을 끌어내리려 한다고... 우리나라 물귀신과 비슷한 느낌..
100쪽에 나오는 "옹 바 비"는 베트남의 유명한 귀신, 아이들을 망태기에 잡아 납치해가는 노인인데, 우리나라의 "망태 할아버지"라는 존재와 많이 비슷하다. 156쪽의 "피 딥 친"은 원래 중국 귀신이지만 태국 내에서도 목격되는 귀신이라고 하는데, 예전 홍콩 영화에서 강시 귀신으로 나왔던 바로 그 존재이다. 숨소리로 사람들의 위치를 찾고 피를 빨아먹는 일종의 뱀파이어 귀신.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여자 귀신이 제일 무서운 법! 괴담에서 들어본 적 있는 귀신인 "크라수"와 "폰티아낙"은 생긴 모습과 인간을 공격하는 방법이 무시무시하다. 장기만 달린 채 날아다니는 크라수 그리고 남자들을 공격해 뾰족한 손톱으로 배를 가른다는 폰티아낙은 평생 만나고 싶지 않은 소름 끼치는 존재들이 아닐까?
일러스트가 굉장히 생생하게 그들의 "무서움"을 잘 표현하고 있기에 이 책은 특히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고 담대한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간이 다소 작더라도 다소 기묘하고 기괴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동남아시아 귀신 도감> 단번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