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여행자-되기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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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시인 백가경 저자와 문학 평론가 황유지 저자가 함께 쓴 책 <관내 여행자-되기>는 열린책들 출판사의 <둘이서>시리즈의 3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관통”이라는 단어로 두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시대를 관통했던 아픔과 기억들을 기록한다. 여기서 “관”의 의미는 상자, 건물, 지하도 형태의 공간적 감각이라면 “통”은 통시적인 존재인 인간이 늘 느끼는 시간적 감각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해받기보다는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느낌으로 썼다고 하는 저자들의 책 <관내 여행자-되기>속으로 들어가 보자.

두 저자는 우리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공간들을 찾아다닌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들을 찾아다니는 두 저자. 나는 1관 <인천>에 등장하는 순옥 언니의 사연과 성냥 공장 아가씨 노래 그리고 동일 방적 여성 노동자 사태에 대한 이야기와 2관 <의정부>에 등장하는 미군 기지에 있던 성매매 여성을 위한 성병 진료소 두레방 혹은 몽키하우스 관련 이야기를 읽으며 한때 숨죽이며 살았을 여성과 약자들의 고통을 선명하게 느꼈다. 아무리 시대가 그랬기로서니.. 국가가 개인에게 자행한 만행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3과 <삶터>에서 백가경 저자는 아직 박봉이던 젊은 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비로소 독립을 하게 되어 혼자만의 공간을 갖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높은 층고의 2층 덕분에 혼자서 여유롭게 쓸 공간을 가지게 된 저자.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요가를 마음껏 할 수도 있다. 그녀는 집을 이야기하면서 지그문트 바우만이 <액체 현대>에서 언급한 항공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본주의를 항공기에 비유한 작가는 비행기, 즉 자본주의가 어디로 날아가는지 몰라서 날아가는 공포를 겪는 우리 현대인을 언급한다. 결국 우리는 아슬아슬한 항공기에 몸을 실은 채 목표 없는 비행을 하는 현대인?

4관 <안산>에서는 세월호 기억 교실을 다룬다. 백가경 저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이 되어서야 겨우 안산을 찾을 수 있었다. 저자는 기억 교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야만적이었던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린다. 경쟁 중심의 교육, 폭력적이었던 교실 그리고 항상 더 많은 것을 요구했던 부모와 사회. 그러한 그녀의 개인적 기억과 침몰한 세월호 안에서 안내 방송을 들으며 가만히 있었을 학생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터트리는 저자... 그렇게 단원고 기억 교실은 시대의 억압과 슬픔을 되새기는 자리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아직도 우리의 마음속에는 세월호 참사가 웅크리고 있다.

이외에도 이태원 압사 사고, 전세 사기 피해자들, 광주와 서대문형무소, 그리고 저자들의 고향과 등단의 길을 담아내는 저자들. 이 책 <관내 여행자-되기>을 통해서 저자들은 사회적 재난과 시대적 고통이 있었던 장소를 걸으면서 기록하고 애도를 담아내며 공동체가 할 수 있었지만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애도한다. 이뿐 아니라 우리가 머무르는 공간에 대해서도 마치 여행자가 된 것처럼 색다른 시각으로 담아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학이 해야 할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오늘은 나도 관내 여행자가 되어서 내가 다니는 공간을 새롭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무겁지만 여운이 길게 남았던 작품 <관내 여행자-되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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