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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우리가 새의 마음과 나무의 온순함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책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를 쓴 우종영 저자는 30년 넘는 시간, 전국 수만 그루의 나무들에게 안부를 묻고 다닌 나무의사이다. 산을 올랐다가 바위틈에 자리 잡은 소나무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나무처럼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나무 의사인 우종영 저자가 나무, 혹은 크게 자연이라는 존재에 귀를 기울이고는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한 것이다. 핵심 키워드는 바로 "생태감수성" 총 5장으로 구성된 글은 생/태/감/수/성이라는 다섯 글자를 주제로 쓰인 것이다. 우리 생태계가 연결되듯 각 장의 글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1장 <감: 느낌의 높낮이>은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인 듯. 43쪽 "움벨트" 라는 소제목의 글에서는 저마다의 생명체가 자기중심적이고 주관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도록 이끄는 "움벨트"라는 개념이 소개된다. 식물인 나무도 동물처럼 세상을 볼 수 있지만 "피토크로늄"이라는 단백질 색소를 통해 밝고 어두움 정도를 인식한다는 게 신기했다. 잠시 나무가 되어본 듯. 49쪽 "공감"에서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면 인간관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환경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공감을 다양한 생물종으로도 확대하면 지금의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날카로운 통찰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장 <성: 본바탕을 이루는>에서는 "테라 포밍"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구 밖의 행성에 지구의 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말한다. 지구 역사 45억 년을 압축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각각의 과정에서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고 하니,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165쪽 "바다 : 인류의 자궁"에서는 바다와 인류를 위협하는 두 가지 전 지구적 이슈가 등장한다. 온난화와 오염. 언젠가 영화 <투모오루>처럼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올 수도 있고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때문에 인류의 양수가 오염이 된다는 저자의 의견에 정말 공감이 갔다. 진짜 정신을 바짝 차려서 환경 문제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 <생 : 어쩌다 태어난 >에는 오랜 시간 동안 지구를 연구한 한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쓴 지구에 대한 짧은 보고서는 바로 이러했다고. "답은 나무다." 말하자면 나무는 공기를 정화하고 물을 가두며 흙을 움켜쥐고 모든 생명을 보듬는 존재. 만약 지구에 나무가 없다면 더 이상 인류는 살 수 없다고 말하는 듯했다. 4장 <태 : 모여서 만든>에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너와 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저자는 일깨워 준다. <5장 수: 받아서 베푸는>에서는 6번째 대멸종에 대한 우려와 인간 중심주의 때문에 자연이 거의 회복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나오는데, 생태 중심주의가 극단으로 치우치면 인간이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거나 아예 인간이 살아있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진짜 와닿았다.
이 책은 그냥 자연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을 관찰하고 탐구하면서 저자가 했던 성찰과 깊은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따라서 빠른 속도로 읽기보다는 차를 음미하듯, 명상을 하듯, 천천히 읽어나가면 좀 더 큰 울림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우리가 인간의 척도로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를 경계하고 있고 생태학적 관점에서 (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 이 세상을 바라보길 권유한다.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를 담으면서 경쟁이 아닌 협력, 이용이 아닌 공존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는 간곡한 메시지가 읽히는 책.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는 나무가 들려주는 지혜를 들려주는데, 기다림, 회복,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 등 나무가 가르쳐 주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 자연이 주는 위로와 삶의 지혜가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