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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타이탄들의 전쟁 - 1조 달러 시장의 승자를 결정할 게임의 법칙
게리 리블린 지음, 김동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평점 :
"이제 AI로 쉽게 돈 벌 수 있는 시기는 끝났다."
저자 게리 리블린의 책 "AI 타이탄들의 전쟁"은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불고 있는 인공 지능 열풍을 담은 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2022년 말 ChatGPT가 시장에 등장하게 되면서 이제 인공지능은 연구실에 있는 전문가들의 손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대중의 일상에서도 사용되게 되었다. 이것은 1조 달러 시장이 되었고 이제 승자가 되기 위해서 전 세계의 빅 테크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은 AI 전쟁에 뛰어들었다. 저자 게리 리블린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전문 보도 기자답게, 막대한 자본이 얽힌 이 거대한 격전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우선 책은 영국 출신 무스타파 술레이만이 세운 "딥마인드" 이야기로 시작한다.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동업자 데미스 하사비스 그리고 셰인 레그 등은 자금 문제에 시달리면서도 "스스로 학습하는 AI"를 내세운 "딥마인드"를 개발했고 2014년 초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어떻게 보면 딥마인드는 스타트업 회사의 대담한 도전과 이상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저자는 오픈 AI와 인플렉션 AI의 이야기를 통해서 혁신적 아이디어가 어떻게 주류 기술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지와 동시에 거대 자본의 벽에 부딪히는 상황도 보여준다. 한마디로 스타트업의 이상과 현실을 대비시킨다고 볼 수 있다.
뒤이어 저자는 AI 산업 현장이 어떻게 거대 기업의 각축전이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여 Bing과 ChatGPT를 통합하여 구글을 압박했고 구글은 서둘러 내놓은 AI의 오류로 수천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잃게 되었다. 저자 게리 리블린은 이 과정을 통해 "혁신이 아니라 자본이 승부를 가른다"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AI 모델을 돌리기 위한 데이터 센터, GPU, 글로벌 네트워크는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 결국 인플렉션 AI 마저 인재와 기술을 마이크로소프트에 흡수당한다.
저자는 단순히 이 거대 기업들의 각축전에 대한 서술에만 그치지 않고 금융권과 분석가들의 회의적인 시선도 담고 있다. 골드만삭스, 무디스 등은 이 거대한 투자가 과연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AI 영역이 노동시장, 정치, 문화에 미칠 파급력과 윤리적 쟁점도 놓치지 않는다. 그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AI가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싹이 될 수는 있지만 동시에 독점이나 불평등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 저자의 글은 AI라는 전문 분야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들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마치 소설처럼 스토리텔링 식으로 쓰여있기에 흡입력이 있다. 두께 때문에 책이 좀 꺼려지는 독자들에게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는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책 <AI 타이탄들의 전쟁>은 현재 AI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왜 그 변화의 열매가 결국 소수의 거대 기업에게 돌아가는가를 매우 날카롭게 드러낸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전은 주로 스타트업이 시작하지만 그것을 전 지구적 영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자본과 인프라를 독점하고 있는 빅 테크뿐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책은 AI라는 과학 기술에 대한 서술이라기보다는 우리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냉혹한 현실의 기록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AI 시대, 그 미래가 밝아 보이면서도 왠지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AI 타이탄들의 전쟁>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