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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디바이디드 : 온전한 존재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4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세상에 전혀 쓸모가 없고 오히려 위협만 되는 청소년들의 신체를 해체하여, 그들의 장기를 재활용한다는 무시무시하고도 잔혹한 제도 "언와인드"를 소재로 펼쳐낸 이야기인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그 4편의 대장정이 이제 완결편 <언디바이드>로 마무리되었다.
읽는 내내 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도파민을 뿜게 만들었던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흡인력 있는 전개, 갈수록 복잡해지는 서사와 보다 확장된 세계를 보여주었던 흥미진진했던 시리즈.. 말 그대로 독자들을 <언와인드 디스톨로지>의 세상으로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마지막 4편에서는 애초에 "캠" 혹은 "카뮈 콩프리"라는 존재를 세상에 탄생하게 만든 "언와인드" 그리고 "리와인드"라는 시스템의 정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런데 이 책이 디스토피아물임에도 불구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이 든게 현재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일으키곤 하는 "군수 산업"이 등장한다.
이 뿐만 아니라, "장기 매매"의 큰손들도 등장한다. 합법적 시스템이라는 장막 뒤에서 비밀리에 판치고 있는 불법적인 산업. 이익을 좇는 거짓된 권력과 기업들 그리고 그들과 손잡고 이익을 나누는 범죄 집단의 만남....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코너, 리사, 레브, 소니아와 캠 그리고 여러 사람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언와인드"라는 이 사악한 제도를 무너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캠"은 하나의 존재라기 보다는 99명이 모인 내면 공동체 혹은 집단 지성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도 "인간"이라는 각성을 한 이후 그는 "언와인드" 해체를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 편에서는 사이코패스 "스타키"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가? 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는데, 사실 그는 "거짓된 선지자"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존재. 아직 판단력이 떨어지는 황새단을 선동하여 파괴, 살인 등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른다. 그는 자기 도취와 영웅 의식에 쩐 사악한 권력자의 말로가 과연 어떨 것인가를 보여준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나는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부정당하는 것 앞에서 청소년들이 느낄 수 밖에 없는 "깊은 절망감"도 느끼게 되었고 정부나 기업 그리고 이익 집단이 똘똘 뭉쳐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좇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하고 절망적인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용서와 연대 그리고 사랑이 보여주는 마지막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문제의 해결을 향한 하나의 "큰 흐름"을 봤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사악한 의지를 담은 거대한 물줄기가 흘러가고 있지만 사람들은 결국엔 "옳은 일"을 택한다는 것.
어쩌면 "작디 작은 선한 의지"와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결심"이 거대한 물줄기를 갈라놓고 판을 뒤집는 역할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 책을 읽은 후 내가 느낀 점이다. 주변 인물이지만 그레이스나 헤이든과 같은 캐릭터들도 주인공들 못지 않게 악법을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자꾸만 지난 12.3 계엄 사태를 떠올리게 만드는 책.... 결국 모든 것은 자기 자리로 되돌아간다.
스토리 자체가 대단히 설득력있고 흥미진진했던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 탈주자들과 그들을 좇는 무리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액션이 아주 박진감 넘치고 생생하다. 아이들은 뭉쳤다가도 흩어지고 잡혔다가도 탈출한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재미"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읽는 내내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묻게 만드는 진지한 면이 있다. 청소년의 신체 중 가장 우수한 부분만 조합하여 새로운 개체를 만든다는 면에서 뭔가 "우생학"을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는 책인데, 불완전한 인간 그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효과도 있다고 하겠다.
뭔가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는 동시에 아주 흥미진진한 디스토피아 장르를 찾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언와인드 디스톨로지>시리즈의 4편 <언디바이디드>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