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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솔드 : 흩어진 조각들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3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망가진 세상을 다시 붙이려면
깨진 조각들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해
책 <언솔드>는 닐 셔스터먼 작가의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의 3번째 작품으로서,
큰 줄기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의 "전환점" 느낌이다.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느리고 주인공들은 여전히 도망자 신세이다.
이 시리즈를 읽고 있는 독자들은 모두가 느끼고 있겠지만, 이 작품은 깊이 있는 윤리적 주제 그리고 철학적 질문을 SF 소설이라는 외피를 통해서 전달하고 있다.
3편 <언솔드>에서는 특히 인조인간 "캠"의 독백이나 그의 생각을 마주하게 될 때마다 "지독한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되었다.
언와인드된 여러 신체 부위가 접합되어 탄생한 인물, "캠"
특정 세력들의 어떤 프로젝트, 즉 그들에게는 이용할 물건에 불과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캠" 의 자의식은 이제 깨어나기 시작한다.
그는 스스로가 "물건" 이 아니라, 하나의 "존엄한 존재" 혹은 "내면 공동체"라는 것을 인식한다. 말하자면 "나는 누구인가?" 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어쩌면 이는 저항 세력에 있어서 긍정적인 신호?
한편, 이 책에서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4편에서 신선한 바람이 불 것을 예언하는 것 같다. 코너가 잠시 광기 어린 시민에게 잡혀있다가 풀려났을 때 그를 도와준 "그레이스", 그녀는 저 피질자, 즉 다소 인지 능력이 낮은 사람으로 분류되지만 알고 보면 상당히 지능이 높은 사람이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스타키"라는 인물이 다시금 조명된다.
스타키는 나르시시즘에 취해 있는 인물이고, 스스로가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 잔인한 일도 저지를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아마도 군대를 조직해서 정부나 청담 그리고
능동적인 시민과 같은 언와인드 지지자들 뿐 아니라
결국에는 아이들에게도 해로운 인물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책에 비해서 엄청난 사건이 터진다던가
아니면 전개가 빠르다던가 하여 흡인력이 대단하다라고는
볼 수 없지만, 이 작품 <언솔드>는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고
여러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을 보다 섬세하게 묘사한다.
예를 들자면,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연인의 신체 부위가 다시
눈앞에 등장하고, 연인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누군가의 폭발적인 감정이 필터없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외에도 <언솔드>는 아주 진지하게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사람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장기와 뼈 그리고 살점으로 과연 인간을 정의할 수 있을까?"
"조합된 인간의 영혼이 과연 완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등등등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독자 스스로가 찾아야 되는 것.
어떻게 보면, 이 작품에서 각 캐릭터들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들은 어떻게 보면 아직도 부모들의 돌봄이 필요한 나이대의 아이들. 현실에 안주하고도 싶고 나를 이끌어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도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인지상정. 그렇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그들은 거대한 서사의 마무리를 위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 <언솔드>는 다소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작품이긴 해도 그만큼 깊이 있는 질문과 정서적 몰입을 제공한다. 장장 4권을 통해 벌어지는 닐 셔스터먼의 거대한 세계관을 잇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연결고리이자 미스터리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시리즈 3번째 작품 <언솔드>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