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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개선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6월
평점 :
어서 오십시오, 빅토리아 시대... 교토로?
아서 코난 도일조차 상상하지 못한
셜록 홈스의 귀환!
셜록 홈스가 만약에 교토에 산다면? 왓슨은 시모가모에 진료소를 열고 모리아티 교수가 바로 윗집에 살게 되고 아이린 애들러가 맞은편에서 탐정 사무소를 운영한다면? 이 낯설고도 기묘한 설정은 분명 어딘가 잘못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바로 그러한 "이상함"이 이 소설의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각기 다른 버전의 홈스가 살고 있는 여러 평행 우주들 중에서 하나로 쏙 들어온 느낌!
[셜록 홈스의 개선]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를 빅토리아 시대 교토로 데려온다. 슬럼프에 빠져 친구들과 "패배자 클럽"을 만들고 은퇴를 미리 예고해버리는 홈스, 그런 그가 걱정이 되어 살펴보느라 진료소와 하숙집을 바쁘게 오가는 왓슨, 그리고 홈스를 둘러싸고 있는 "익숙한 듯 낯선" 캐릭터들... 이 모든 설정은 원작을 알고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아주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소설 [셜록 홈스의 개선]에서 홈스의 슬럼프는 단순한 무기력 이상의 것이다. 홈스의 사건을 주제로 잡지를 발간하는 왓슨에게는 이는 곧 글감의 소멸이자 작가로서의 존재 자체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런던"이라는 낯선 장소에 사는 또 다른 "홈스"라는 가능성을 상상해 내고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야기 속의 또 다른 이야기! <셜록 홈스의 개선>이 가진 독특한 재미 요소이다.
저자 모리미 도미히코도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그 자신도 이 소설을 통해 긴 창작 슬럼프를 돌파한 것은 아닐까? 셜록 홈스를 좋아했던 한 소년은 작가가 되고 자신의 작품 속으로 홈스를 불러온다. 슬럼프에 빠졌던 자신을 견뎌냈던 이야기는 슬럼프에 빠진 홈스를 그려내는 이야기가 되었고 그 결과 우리는 지금 이 흥미진진한 책을 읽고 있는 것.
<레이철 머스그레이브의 실종>이라는 제목의 이야기에는 '동쪽의 동쪽 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의 민속 설화인 "다케토리모노가타리"의 주제와 내용을 차용하면서 이야기가 "신비로움" 그 자체가 된다. 누군가의 범죄가 아닐까? 의심되었던 실종 사건... 그러나 결국엔 알쏭달쏭 한 열린 결말로 마무리하는 이야기.. 그러나 이런 여운이 이 에피소드가 가진 매력인 듯하다.
<셜록 홈스의 개선>이라는 책은 원래 셜록 홈스를 사랑했던 독자들에게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다. 특히 앙숙이었던 모리아티 교수가 친구로 돌변하는 등 인물들의 변주가 상당히 새롭고 곳곳에 숨겨진 위트와 반전 등이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셜록 홈스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도 도미히코 작가 특유의 세계관과 그만의 개성이 담긴 문장에 빠져들 것이다.
마치 평행 우주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묘한 설정
슬럼프에 빠진 사람도, 새로운 모험을 원하는 독자들도
이 <셜록 홈스의 개선>만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믿게 될 것이다.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고 일본 교토라는 배경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
특히 독창적인 설정과 세계관을 즐기는 독자들이 열광할 만한 소설
<셜록 홈스의 개선>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