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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평점 :
데이팅 앱, TV 오디션, 할매 뱅크시...
지금까지 이런 노인들은 없었다!
나이 불문, 남녀 불문,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조금 수상하고 꽤 많이 특별한 해머스미스 주민센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만델 복지관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소설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클럽]은 시트콤 냄새가 물씬 풍긴다. 동시에 노년에 대해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편견을 와장칭 깨뜨리는 소설이라고 봐도 된다. 혹은 약간 주류를 벗어난 사람들이 펼치는 B급 코미디라고 봐도 될 듯. 이 소설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과연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은 삶에 대해 초연하게만 살아야 할까? 아주 단호하게 “No”라고 말하는 듯한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 리디아는 경력 단절녀에 무심한 남편을 둔 중년의 여성이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녀가 택한 일은 바로 “노인들을 위한 사교 클럽” 그러나 수업 시간에 만난 노인들은 하나같이 불평불만에 까다롭기만 했고 설상가상으로 첫날 천장이 무너지면서 인명 사고가 발생하는 불행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이곳에 모여든 할매 할배들은 겉으로는 까다롭고 괴짜같이 보여도, 하나같이 독특하고 개성 만점이다. 할 말 다 하는 까칠한 다프네, TV에 가끔 등장했던 단역 배우 아트, 그러나 그는 도벽이 있다. 그리고 스스로를 뜨개질 계의 뱅크시라 부르는 루비.. 그리고 하루아침에 주인을 잃게 된 개 “마거릿 대처”까지... 처음 만났을 땐 서로 싫어하다가 어느새 십 대 미혼부의 딸을 봐주게 되고, 돌아가면서 마거릿 대처를 돌보게 되면서, 그리고 리디아의 결혼 생활에 슬금슬금 참견을 하게 되면서 어느새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를 가지게 되는 사람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처럼 날아든 비극적인 소식! 예산 문제 때문에 주민 센터를 폐쇄하고 그곳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뭔지 이제서야 깨달은 대프니와 이곳을 아지트로 삼은 모든 개성 강한 친구들... 이제 그들은 주민 센터를 구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되는데....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나는 특히 대프니와 리디아의 변신에 주목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완전히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듯한 둘. 대프니는 평생 비밀스럽게 살면서 인간관계를 멀리해온 인물이고 리디아는 안정된 가정생활을 누리긴 했으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고 고마워할 줄 모르는 거만한 남편과 살아왔다. 어떻게 보면 틀에 박혀있던 그들의 삶에 균열이 생기면서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는 게 좋았다.
괴짜들의 대소동 혹은 난리 법석이라고 하면 될까? 아니면 너무나 사랑스러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고 부제를 붙이면 될까? 어쨌든 이 책은 정말 “러블리” 그 자체이다. 가끔 영국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그 “괴짜스러움과 연대 의식”이라는 키워드가 이 책에서도 등장한다고 보면 된다. 인간이란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존재.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진정한 힐링 도서이다.
“노년의 삶도 충분히 불꽃처럼 뜨거울 수 있다.” 그 사실을 이토록 귀엽고 유쾌하게 알려주는 듯한 책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 출판사에서 협찬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