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영화 특별판)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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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협찬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가장 엄중한 방식으로 치러지는 비밀스러운 선거, 콘클라베

소설 [콘클라베]는 교황의 선종이라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바티칸 아파트를 거부하고 검소하게 살았던 교황- 우연의 일치인지 주인공이 얼마 전 실제로 선종하신 프란체스코 교황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이제 전 세계에서 모인 118명의 추기경들이 차기 교황을 뽑기 위해서 철저히 고립된 채 콘클라베에 들어가게 된다.

줄곧 화자를 담당하는 사람은 야코포 로멜리 추기경인데, 그는 전체 회의와 선거를 주관하는 추기경 단장이다. 그냥 겉으로 보기에는 회의를 주재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일에 종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추기경들 사이에 오고 가는 치열한 심리전과 신경전 그리고 정치적 줄다리기의 한복판에서 열심히 조율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어느 집단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추기경들의 집단에서도 겉으로 보이지 않는 정치적 암투? 혹은 권력 게임 등이 아주 치열하게 펼쳐진다. 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 등 각 추기경들마다 서로 다른 신념, 정치적 성향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 속에서 시작된 선거와 투표는 점점 비밀과 야망이 엉킨 거대한 권력 게임으로 변해가고, 누군가는 과거의 실수를 숨기고, 다른 누군가는 교묘히 경쟁자를 밀어내는 상황...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진실은 드러나게 되는데...

“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뒤로 가면 갈수록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넘치는 서술 방식 때문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는 소설 [콘클라베] 어떤 추기경이 교황이 되느냐에 따라서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미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교황 자격이 되지 않는 듯 보이는 후보들이 교황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때, 그리고 누군가는 곧 될 것 같은 가능성을 보일 때 나도 모르게 손을 모아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은 단순 정치 스릴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은 영적이고 종교적인 교회라는 집단에서조차 얼마나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다양성이 충돌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아주 치밀하게 잘 그려내는 심리 스릴러라고 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정치판보다 더 정치적인 암투와 노림수가 벌어지고 욕망과 욕망이 부딪힌다.

이 소설의 압권은 엄청난 반전을 보여주는 결말이다. “ 과연 이게 현실에서는 가능할 가?”라는 자문을 하게 만드는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생은 반전의 연속"이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이 반전이 너무 좋았다. 결국 신은 아주 미스터리한 방식으로 본인의 뜻을 관철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던지는 작가의 질문은 오래도록 마음을 울린다. 누군가를 대표할 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진정한 리더란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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