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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구보 미스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시공사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에서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나는 단지 경비원이야. 이제부터 너도 그 일원이 되는 거야."
제목이 다소 도발적이라 내용이 매우 궁금했던 책.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첫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제목이다.
방치된 사람들과 그들을 외면하는 사회...
그러나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꽃은 다시 피어나는데....
주인공 미카게는 3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남자 친구와 집을 나가버려서 현재는 언니와 살고 있다.
병약하고 인간관계가 서투른 미카게는 일반 고교를 다니지 못하고
빵공장을 다니며 야간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
이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철거 직전에 놓인 낡아빠진 아파트
노인들이 고독사로 죽어가고 젊은 이들은 투신 자살이 잦은 곳이다.
미카게는 마치 "거대한 무덤"과도 같은이 곳,
삶보다 죽음에 더 가까운 공간에서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미카게는 젠지로라는 이름의 노인을 만난다
그는 자신을 "단지 경비원"이라 소개하면서
미카게를 반 강제로 경비 업무에 끌어들인다.
아파트 곳곳을 돌아다니며 혼자 사는 이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빵과 음료를 나눠주는 젠지로 할아버지...
얼떨결에 이 일에 뛰어든 미카게는
의외로 이 일에 삶에 대한 의지를 느끼게 한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구보 미스미 작가는 이 소설에서
죽음에 더 가까운 장소 그리고 방치된 사람들을 그려낸다.
그러나 약하디 약한 존재들의 연대감을 묘사하며
삶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바뀌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지긋지긋한 가난과 비참한 현실
우울함이 공기처럼 내려앉은 아파트에서
시체를 보고 싶어하는 미카게의 갈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카게는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젠지로 할아버지와
외롭던 그녀의 삶에 발을 내딛어준 친구들과의 우정을 통해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된다.
생각보다 매우 따뜻하고 정감있는 소설 [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죽음을 정면으로 다루는 듯 하면서도 결국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듯한 소설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