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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설상담소입니다 - 당신의 마음을 다정히 읽어주는 소설의 카운슬링
박민근 지음 / 생각속의집 / 2025년 3월
평점 :
*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당신 곁에 소설이 있는 한, 무너지지 않습니다.
고전 문학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사랑을 받는다. 아마도 그런 작품들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소설을 읽는 와중에 우리는 스토리에 깊이 공감하기도 하고 인물들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작품 그리고 작가와 무의식적으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 이 책 [안녕하세요, 소설 상담소입니다]는 특히 깊이 있는 독서 활동과 심리적 치유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 박민근씨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면서 심리적 상처가 치유되는 기적적인 경험을 했다고 한다. 현재는 철학, 심리학, 문학을 다 동원하여 심리 상담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총 16편의 문학 작품이 소개되는데, 널리 알려진 고전부터 문학 치료라는 맥락에서 새롭게 다룰 수 있는 작품들까지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들 - 노인과 바다, 변신, 이방인 등등 - 이긴 하지만 저자의 통찰력 넘치는 해석과 분석이 덧붙여지기에 아주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저자는 각 문학이 품고 있는 메시지를 현대인의 심리적 문제와 잘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미하엘 엔데의 [모모]는 정신없이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말해주는 작품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회복탄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특히 나에게 큰 울림이 있던 작품들은 쥘 르나르의 [홍당무]와 제임스 베리의 [피터 팬]이었다. 이 두 작품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읽으면서 나는 왜 내가 평생 스스로에 대한 무가치함이나 무기력함을 느꼈는지를 알 수 있었고, 부모의 자식을 향한 양육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이처럼 저자는 각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말에 담긴 심리적 구조를 조심스럽게 따라가면서 독자가 스스로의 감정에 닿을 수 있도록 '상담의 언어'를 곁들인다. 이 과정에서 문학은 독자들에게 거울이 되고, 여러 질문을 던지며, 조용한 안내자가 되어 주기도 한다. 저자는 각 문학 작품의 내용을 언급하고 날카로운 분석을 곁들여서 독자가 각자의 상처에 직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면서 그 상처로부터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워낙 널리 알려진 작품들이라 이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저자의 신선한 해석이 곁들어져서 마치 새로운 작품처럼 만나볼 수 있어서 나는 너무 좋았다.
문학이란 결국 인간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가 아닐까? 이 책 [안녕하세요, 소설 상담소입니다]는 저자의 해석을 통해서 좀 더 섬세하고 유의미하게 이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책 속에서 다뤄지는 각 작품들은 우리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고 심리적 상처를 발견하게 해준다. 문학 작품을 통해서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그리고 문학을 통한 심리 치료에 관심 있는 분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디쯤 있나요?” 단지 좋은 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읽는 사람의 삶 전체에 조용한 질문을 던지는 책 [안녕하세요, 소설 상담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