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를 잃고 나를 얻다 - 이별을 자주 하는 이 여자가 사는 법
이신우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3월
평점 :
이별이 꼭 아픔만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이별은 우리에게 '진정한 나'라는
귀한 선물을 가져다준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이별. 낯설었던 사람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반면에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해왔던 존재와 갑작스러운 이별을 하게 된다. 이별이란 게 사실, 아무리 자주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이 책 <너를 잃고 나를 얻다>는 그런 이별의 순간들을 특별하게 많이 경험한 분의 이야기인데, 매우 풍부한 감성과 감각적인 필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말과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분이고 전문 작가로 막 데뷔했음에도 불구하고 글솜씨는 상당히 세련된 듯. 슬픔과 위로가 촉촉하게 번져나가는 글 <너를 잃고 나를 얻다>
이 책 <너를 잃고 나를 얻다>를 쓴 이신우 씨는 여성 최초의 경마 기수이자 아시아 최초의 여성 조교사라고 한다. 조교사가 뭔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한마디로 경주마를 훈련시키고 관리하는 직업인 듯. 학창 시절 '기수'가 되어보라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경마장을 처음 찾았던 저자는 전력질주하는 말과 함께 호흡하는 기수 그리고 함성을 지르는 관중들을 보고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길임을 직감하게 된다. ( 운명이란 게 있는 걸까?) 이 책에서 저자는 기수란 직업의 스트레스를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특별한 존재인, 경주마들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책을 통해 저자는 어쩔 수 없이 겪게 된 많은 이별을 이야기한다. 사람으로 치면 여자 아이돌을 연상시키는 예쁜 암말 경주마였던 스카이베이는 출산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사고로 목뼈가 부러지면서 안락사를 겪게 된 경주마 영영삭스 등 경주마와의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도 있고 좋아하던 영화배우의 때이른 죽음이나 가까웠던 지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야기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말 소중했던 누군가와의 이별도. 이런 사례를 통해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단순히 '이별이 힘들었다'라는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와중에 깊어진 내면을 담담하게 고백하고 있는 듯하다.
기수라고 하면 스포츠 선수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저자는 굉장히 감성적인 분이다.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느껴지는 섬세한 감성을 글로 풀어내는 재주가 있으신 듯하다. 사실 조교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라고 한다. 경주 성적과 관련된 극한의 경쟁이 있고 마방 운영 책임 등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한다. 이 와중에 저자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마음의 질병을 얻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어려움을 많이 극복했다는 저자. 글쓰기를 통해서 하루하루 힘든 부분을 솔직히 고백하고 마음을 달랬다고 하는데 그게 연습이 되고 훈련이 되면서 이렇게 책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히 "이별이 힘들었다"라는 고백이 아니다. 수많은 이별을 통해서 좀 더 성숙해지고 큰 깨달음을 얻은 저자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별이 우리에게 아픔만을 남기는 게 아니라 진정한 나를 찾아주는 선물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아주 큰 울림을 주는 책인 듯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과거에 했어야만 했던 연인과의 이별, 앞으로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할 부모님과의 이별 등을 떠올리게 된다. 한편으로는 슬픔과 아픔으로 다가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도 생긴다. 이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주는 이 책을 이별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이별 중인 사람 혹은 진한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