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비콰이어트! - 내 몸에 새로운 생각을 입혀라
김가영 지음 / 재재책집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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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학교, 사회 그 어디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내 몸 사랑하는 법!

청소년 시절 나는 매일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곤 했다. 얼굴이 작고 날씬한 여성들이 인정받는 세상에서 내 얼굴은 너무 컸고 몸은 너무 거대했다. 마음이 급한 친구들은 방학을 틈타 성형 수술을 시도했고 예뻐진 채 나타난 아이들은 성격마저 밝아진 듯했다. 신체의 아름다움과 완벽한 몸매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고 우리는 여전히 압박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 <다이어트, 비콰이어트>는 비정상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몸의 외형적 가치에 집착하는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기를 든다.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 몸의 주인이 맞는 걸까?

저자 김가영 씨는 '바디 리터러시' 개념을 국내에서 처음 주창한 인물이라고 한다. 그녀가 주장하는 '바디 리터러시'는 몸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읽고 해석하는 힘을 말하고 몸 인문학이란 몸을 이해하는 것이 곧 나를 이해하는 길임을 아는 힘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현대인에게 다이어트와 외모 관리는 필수지 선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듯한 세상과 사회에 질문을 던져보자는 것이다. 이것 모두가 과연 개인의 선택일까? 우리는 자유롭게 그것을 선택하고 있는가?라고. 그녀는 이 책 전반을 통해서 자본주의, 산업 그리고 미디어가 권력화하는 몸의 이미지에 대해서 고발하면서 각자가

몸에 대해서 "자신만의 철학"을 가져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1장 <혼돈에 빠진 몸>과 2장 <지배된 몸>에서는 본격적으로 "바디 리터러시"와 "바디 포지티브"를 이야기한다. "바디 포지티브" 즉, 신체에 대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라는 개념은 바로 편협하고 왜곡된 미디어 메시지를 걸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몸을 사랑하고 돌보자는 주의이다.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우선 "바디 리터러시", 즉 몸 문해력을 통해서 자신의 방식으로 몸을 해석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2장에는 본격적으로 상업적 이익에 의해 상품화되는 여성의 몸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누구나 알만한 할리우드 스타인 메간 폭스나 레이디 가가 같은 사람이 "신체 이형 장애"에 걸려서 스스로를 부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등장한다. 스스로 몸에 대한 권리를 되찾자는 얘기인 듯했다.

3장 < 긍정된 몸>에서는 이제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몸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는 '나다움'을 찾아주면서 신체 다양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다양한 체형과 사이즈 그리고 피부 톤에 걸맞은 제품을 출시하는 여러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고 특히 뷰티 브랜드 도브는 2분짜리 소셜 캠페인을 통해서 사이즈, 연령, 피부, 외모 등 모든 면에서 다양한 여성을 등장시켜서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4장 <다시 주체성을 회복할 몸>에서는 내 몸을 제대로 읽기, 즉 '바디 리터러시'를 위한 7단계 과정을 소개하는데, 지역사회, 학교, 가정 그리고 개인이 어떤 교육을 실천하고 어떤 방식을 통해서 몸의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체계적으로 소개된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의 몸에 대한 생각이 가장 굳어지는 시기에 학교에서 정규 교육으로 이런 과정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제목에 "다이어트"라는 말이 들어갔기에 처음에는 이 책이 단순히 다이어트를 잘할 수 있는 법, 몸매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안내해 주는 책이지 않을까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선언이며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나를 더 이상 다른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겠다!라는 선언 그리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고정된 틀에 나를 가두지 않겠다!라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바디 포지티브"와 "바디 리터러시"와 같은 개념을 통해서 자신의 몸을 긍정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강력한 주장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바를 맹목적으로 따르던 예전의 습관을 떨쳐내고 이제는 " 다이어트를 하라고? 좀 조용히 해줄래? "라고 말해야 한다고 하는 듯한 책 <다이어트, 비 콰이어트>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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