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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 - 털복숭이들과 베베집사의 묘생역전 스토리
베베집사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평점 :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건강하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 고양이들이 내는 골골송은 실제로 질병을 치유하는 효과도 있다니 대단하다. 나는 현재 코난이라는 이름의 6세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가끔은 키우는 게 아니라 모시고 있다 (?)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까다로운 녀석이다. 그런데 고양이가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코난이는 내가 우울한지, 화가 났는지 금방 파악하는 것 같다.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 옆에 앉아서 물어보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가끔은 까칠하지만 너무 사랑스러운 매력덩어리 고양이들. 이 책 <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는 무려 22마리라는 엄청난 고양이들을 모시고 사는 베베 집사의 제주도 라이프를 보여준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마일로라는 고양이를 보고 감탄을 한 적이 있다. 생긴 것도 너무 잘생겼고 무엇보다도 집사를 너무 사랑해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고양이라니! 우리 코난이는 꾹꾹이나 골골송을 잘 하지 않고 잠을 잘 때만 옆에 오는 다소 차가운 고양이이다. 마일로를 보는 순간 내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고 심장은 그야말로 콩닥콩닥 뛰었다. 그런데 그 마일로의 집사가 바로 베베 집사님이었다니!!! 책이 나오고 나서야 그 상관관계를 깨닫게 되었다. 베베 집사가 게임계의 고인물이었고 ( 대학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서 직장도 게임회사로 선택했다니 ) 여자라는 사실 (이게 왜? ㅋㅋ) 서울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제주도에 내려가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이다.
책의 구성을 좀 살펴보자면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는 고양이를 기르게 된 계기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 그리고 결국 직장을 떠난 이유 등이 자세하게 실려있다. 23쪽에 보면 컴퓨터를 다루고 있는 집사님의 팔에 매달려있는 마일로를 볼 수 있는데 이런 애교쟁이 고양이를 처음 봐서 너무 놀랐다. 31쪽에는 제주도에 마련한 파란 지붕의 주택이 나오는데, 넓은 마당을 보니 고양이들이 정말 좋아하겠다는 느낌이었다. 33쪽에는 블로그에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올린 막장 동화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이름을 딴 "베리스토퍼 놀란"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다는 글이다. 고친자, 즉 "고양이에 미친 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행동 - 사진 찍기, 영상 올리기, 그리고 이야기 만들기 -에 푹 젖은 저자를 볼 수 있었다.
2부에는 본격적으로 집사가 함께 하고 있는 고양이들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하게 펼쳐진다. 첫 고양이였던 길고양이 빠빠. 빠빠는 가족을 거느린 아빠 고양이였고 어쩌다 알게 된 빠빠에게 저자가 음식을 주면서 인연은 시작된다. 이후 비 오는 날 처량하게 울고 있던 새끼 고양이를 냥줍하게 되는 저자. 알고 보니 새끼 고양이는 빠빠의 새끼였다는 사실. 참으로 묘한 인연이다. 그렇게 만나게 된 디올이를 필두로 해서 입양 문의 글을 보고 데려온 샤넬, 수의사 선생님의 연기에 속아 데려온 포우, 고양이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데려온 노랑둥이 고양이 푸딩 등등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하지만 역시 내 마음을 빼앗은 것은 애교쟁이 마일로 이야기였다. 마일로는 특이하게도 성묘인 채로 길 생활을 하던 아이를 데려온 케이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의 껌딱지라 불릴 만큼 집사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아이이다.
3부에는 고양이들이 고양이 별로 떠나는 내용이 나오는데 눈물이 너무 나서 그냥 넘어가고 나중에 봐야 할 듯. 4부에서는 직장 생활과 유튜버라는 직업을 동반하는 것에 지쳐버린 저자가 제주도로 이사 와서 본격적으로 생활하는 내용이 나온다. 원래 데리고 있던 녀석들 외에도 제주도에서 만나게 된 새로운 고양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한가롭게 늦잠을 자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삶을 즐기는 저자의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삶이란 게 도대체 뭔가? 우리가 경쟁하면서 힘들게 살기 위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시골 생활이 주는 여유로움, 귀여운 아이들과의 즐거운 동반 생활, 카페처럼 지어진 주택에서 마시는 커피가 얼마나 향기로울지... 너무나 부러웠다. 저자가 글도 너무 잘 쓰고 고양이들을 담은 사진들도 너무 귀여워서 정말 100% 만족하게 된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의 에세이 <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