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과학자 - 망망대해의 바람과 물결 위에서 전하는 해양과학자의 일과 삶
남성현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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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학자의 눈을 통해

처음 알게 되는 바다의 진짜 모습!

우리가 다 알 순 없지만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하고 매력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가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우리 사회는 건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작정하고 찾아보지 않는 한, 특정 직업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이 책 <바다 위의 과학자>는 대단히 좋은 책이다. 과학자들의 이야기인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직접 배를 타고 먼 바다에서 나아가서 기후와 생물을 연구하는 해양 과학자들의 매우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바다는 해변가에 불과했던 것! 엄청나게 넓고 예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이 있는 바다에서의 탐험이 펼쳐진다.

이 책의 저자 남성현 씨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부 교수이다. 놀랍게도 어렸을 적 꿈이 해양 과학자는 아니었다고 한다. 아직 어렸을 때는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 잘 몰랐으나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새 해양 과학자로 우뚝 서게 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 <파도 위의 과학자>는 지은이가 바다에서 연구 활동을 하면서 겪게 된 여러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관측 활동을 위해 바다에 띄운 장비에 걸린 상어, 남극 기지에서 우연히 사진으로 담은 펭귄 등 동물 이야기도 있지만 바다를 마치 물개처럼 누빈 C형이나 같은 방을 쓰게 되면서 독일어 과외를 받는 등 많은 도움을 받은 S 씨 등 좋은 사람들과의 경험을 다룬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뭐니 뭐니 해도 바다 그 자체에서 느낀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52쪽에는 소위 "물가쿠"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저자가 포함된 연구팀이 해상 실험을 계획하다가 얼마만큼의 거리를 두고 장비를 설치할지 고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타고 있던 배, 하나 호의 선장님이 그때 해수면에 떠 있는 물질들이 띠의 형태로 길게 늘어지는 현상에 대해 언급하며 그것이 "물가쿠"이고 내부파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말해준다. 연구팀은 물가쿠의 이동 속도를 고려해 아주 적절히 실험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인도양 일부 해역에서 발견되는 우윳빛 바다에 대한 이야기도 아름다웠다. 특정 박테리아에 의해서 발생되는 이 현상은 해양, 대기, 생물 이 3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사실도 놀라웠다.

2부 <바다 위의 실험실>에서는 구체적으로 저자와 같은 해양학자들이 바다에서 하는 일과 발견하는 새로운 사실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자신과 같은 해양 과학자를 바다의 탐정 혹은 프로파일러라 부르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심해에서 그동안 어떤 환경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하나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수집한 데이터로부터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은 마치 용의자의 알리바이와 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몇몇 데이터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는 탐정이나 프로파일러 같기도 하다 " 이외에도 바다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웨이브, 태풍과 바다가 서로 주고받는 변화무쌍한 환경 변화, 위험천만하고 힘든 남극 조사 이야기도 그야말로 흥미진진했다.

저자 남성현 교수님은 해양학자가 되고 나서 자신이 뱃멀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야말로 해양학자로서의 최상의 조건이 아닐까 싶다. 평소에는 수줍고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분이지만 자신의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진정한 학자의 모습을 이 책 <바다 위의 과학자>를 통해서 오늘 발견하게 되었다. 파도가 치면 너무 흔들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고 기상 악화로 인해서 언제 어떻게 조난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도무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고,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생물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바다. 그 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진 채 가끔은 여유도 가지는 멋진 과학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좋은 책 <바다 위의 과학자>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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