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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온라인 게임
김동식 지음 / 허블 / 2025년 1월
평점 :
더 능숙해지고 더 단단해졌다!
초단편 외길 9년, 김동식 첫 단편소설집
김동식 작가의 상상력에 과연 한계가 있을까?
생각지도 못한, 매우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3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소설집 [현실 온라인 게임]의 가제본을 읽게 되었다. 짧은 편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가 막힌 전개에 그리고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결말까지 역시 기대했던 것처럼 매우 강력한 한방이 있는 단편들이었다.
우선 첫 번째 단편인 [현실 온라인 게임]은
온라인 게임에서 주인공들이 공략하는 퀘스트가 현실에서 주어질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다룬다. 언제나 그렇듯, 주인공은 김남우와 홍혜화. 김남우는 무료한 삶을 살아가던 직장인이었지만 홍혜화로부터 알게 된 현실 온라인 게임에 참여하게 되고 레벨이 올라갈수록 더욱더 짜릿한 보상을 주는 퀘스트에 점점 더 중독되어가는데...
마치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보는 느낌으로 읽게 된 흥미진진한 단편 [현실 온라인 게임]
어쩌면 우리의 삶이 "보상"이라는 허상을 향해 굴리는 쳇바퀴가 아닐지. 보상에 집착하는 김남우를 지켜보면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살며 마치 마약 중독자처럼 한 달 후 월급이라는 보상을 기다리는 나 자신을 보는 느낌도 느꼈다.
세 번째 소설 [내일을 부르는 키스]는
설정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아르헨티나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 김남우와 홍혜화. 그들은 신비한 석상 주변에서 키스를 하다가 그만 석상의 저주에 걸리고 만다.
키스를 못하면 내일이 오지 않는 그런 저주... 말하자면 이들은 매일 반드시 키스를 해야만 하고 혹시나 못하는 경우에는 똑같은 하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는데...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 단편은 주인공이 반복되는 매일을 살다가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되는 영화 [사랑의 블랙홀]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그 영화가 좀 순수하고 아름다운 메시지가 있었다면, 이 단편은 무지 자본주의적인 색깔을 띠고 있고 결말이 조금 험악 (?) 하다. 그러나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나 같은 한국인들에게는 약간 매콤한 결말도 좋은 듯 ..
김동식 작가의 작품들은 매우 환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반면에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특히 [현실 온라인 게임]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이미 달콤한 보상을 약속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을 나락에 빠뜨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히 더 많은 돈,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쾌락 등등
무엇인가를 향한 인간의 탐욕이 선을 넘어버리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지옥문이 열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발함 그 자체인 김동식 작가의 소설집 [현실 온라인 게임] 판타지와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