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고르의 절망 수업 - 실존주의 철학자가 말하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삶의 연금술
쓰쓰미 구미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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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절망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직시하라."

'슬픔도 힘이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에서도 힘을 얻는다. 우리의 삶은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다. 마치 전쟁터에 숨어있는 지뢰처럼, 불행한 사건들이 빵빵 터지면서 반드시 슬픔이나 절망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발생한다. 인간관계, 질병, 실업 그리고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 등등 잊었다 하면 찾아오는 비극들.. 그러나 슬픔이나 절망으로 인해서 주저앉아있을 순 없다. 이 책 [키르케고르의 절망 수업]은 인생의 고통 속에서 '깨달음과 각성'을 하도록 촉구한다.

이 책은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철학 이론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철학서라 무조건 난해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혀 어렵지 않고 오히려 기존의 철학 책보다 훨씬 읽기 쉽다. 인생의 벽에 부딪힌 8명의 상담자와 실존주의 철학자의 대화라는 책표지에 있는 어구처럼, 키르케고르가 심리 상담가로 변하여 각 문제를 가진 환자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이다. 상담을 하는 쪽은 아주 주의 깊게 문제를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나는 평소에 철학이든 심리학이든 사람들의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작용하여야 한다고 보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한 책이다.

특히 이 책이 좋은 점은, 살다 보면 누구가 겪게 되는 삶의 어려움 ( 남편의 술주정과 바람, 죽고 싶은 마음 등등 )을 누군가가 토로하게 되면 그에게 쉬운 질문을 던져가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게 하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불행한 일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남 탓을 한다거나 아니면 손을 놓고 있는다거나 하면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되는 쪽으로 치닫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인공 키르케고르는 상담을 받는 사람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짚어준다.

예를 들어서 시즈코라는 평범한 회사원은 어느 날 친구가 기르는 햄스터를 구경하러 갔다가 쳇바퀴를 도는 햄스터 모습에 그만 한없는 절망을 느끼게 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키르케고르 상담소로 상담을 받으러 온 시즈코에게 키르케고르는 여러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얻는 과정을 통해서 이 사람이 느끼는 절망의 이름 - 유한성의 절망 - 과 그 이유를 완벽하게 설명해 준다. 시즈코는 삶에 안주하려는 성격이 있고 상상력 부족에 모험심도 없다는 것. 키르케고르가 시즈코에게 내리는 해결책은 바로 진정한 자신을 만들며 살아가기 즉, 자신을 표현하고 창조해가며 살기였다.

이 책을 읽다 보니 한 스님의 법문이 떠올랐다. 그분도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그 자리에서 질문을 던져가며 스스로 해결책을 깨닫도록 도와주시는 편이다. 법문을 듣고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가진 문제에 대한 답도 떠오르는 것을 느끼곤 했다. 이 책 [키르케고르의 절망 수업]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가진 각 문제들을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분석적으로 해결을 해준다. 예를 들자면 '무한성의 절망'의 경우 상상만 하고 현실에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절망이고 '유한성의 절망'은 현실만 바라보며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 마냥 어두웠던 절망이라는 감정에 명확한 해설이 붙고 나니까 앞으로 어떻게 해결을 할 수 있을지 길이 보인다. 실제로 절망을 느꼈던 환자들이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도 책에 나온다. 대단히 깊이 있지만 동시에 대단히 쉽고 명쾌하다! 평소에 품었던 마음의 고민이나 걱정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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