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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억만장자의 신화 - 배신과 구원으로 얼룩진
벤 메즈리치 지음, 황윤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1월
평점 :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은 비트코인을 160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1990년대 후반의 닷컴, 2008년의 주택 시장과 같은 유명한 거품 (버블)에 비유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건 도박과 같지만, 누구나 알듯이 도박사가 된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건 아니다."
최근 미국과 우리나라를 휩쓴 큰 변화가 있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독재 국가가 될 뻔한 위기를 간신히 넘겼고 미국은 11월에 대선을 치러서 트럼프가 당선이 되었다. 그가 적극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밀어준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역시 미국 주식과 함께 코인 시장도 불타오르고 있다. 이것은 혹시 새로운 경제 체제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일까? 본격적으로 가상 화폐의 시대가 찾아온 것인가? 나는 코인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비트코인 관련 ETF를 모아가고 있는 중이긴 한데, 아무래도 미래는 코인이 주도할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온다.
이 책은 비트코인이라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강의를 한다거나 화폐 자체를 다루는 내용은 아니다. 그렇다기보다는 비트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서 소설이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혔다. 이 책을 쓴 저자 벤 메즈리치는 사실 페이스북의 창업을 다룬 소설인 [소셜 네트워크]를 쓴 사람인데, 흥미롭게도 비트코인으로 부를 쌓은 이 책의 주인공들이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모종의 관계가 있었다.
사실 2000년대 초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인터넷을 통해서 사진이나 글 등을 공유한다는, 페이스북에 대한 원래 아이디어는 이 책의 주인공인 쌍둥이 형제 타일러와 케머런 윙클보스에게서 나왔다. 그는 같은 학교인 하버드 출신 프로그래머 마크 저커버그를 고용해서 아이디어를 실현하려고 했으나 특허권을 마크 저커버그가 내는 바람에 그가 현 페이스북의 창업자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한다. ( 이 책에서 그렇게 나와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 ) 어쨌든 길고 힘든 소송 끝에 이들은 마크 저커버그로부터 현금과 주식을 받아내지만 이후로 이 쌍둥이들은 언론에 의해 악마화되고 난도질당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에 이들은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투자회사를 차리고 스타트업 회사들 위주로 사업을 꾸려나가려고 하지만 이미 마크 저커버그가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실리콘 밸리에서는 후환이 두려워서 윙클보스 쌍둥이들과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 사업이 지지부진하던 가운데, 그들은 "비트코인"이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되고 찰리라는 젊은 사업가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게 된다. 사실 당시에는 비트코인이란 불법 자금의 돈 세탁소로만 여겨질 뿐, 사람들 사이에서의 인식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과연 이 쌍둥이 형제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만약에 투자를 하였다면 비트코인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일까?
나는 지금도 비트코인이란 게 뭔지 잘 모르고 미래에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긴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비트코인은 "규제나 단속 그리고 감시를 피해서 나의 사유 재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곳" 이다. 물론 비트코인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견이라 치우침이 있을 순 있다. 정부의 간섭은 최소화하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감독기관을 거칠 필요가 없는 디지털 화폐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든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비트코인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이야기까지 너무 많이 펼쳐놓아서 ( 형제들의 개인적인 삶과 부모님의 삶 이야기까지... 왜?)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어떤 식으로 시작을 해왔고 누구에 의해서 지금까지 발전했는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주로 범죄 조직의 불법 자금에 쓰였던 비트코인이 어떻게 과거를 청산하고 지금의 양지로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딱 맞는 책이랄까? "페이스북"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쌍둥이 형제는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를 설립하고 불법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차단하는 등, 비트코인이 이끌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사업이 될 만한 것을 찾아 과감히 투자를 하고 미래를 만들어간 한 쌍둥이 형제의 성공 이야기인데 금융이나 성공학 쪽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