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시체를 부탁해
한새마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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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여왕이 선사하는 일곱 편의 충격과 반전의 미스터리

[엄마, 시체를 부탁해]는 총 7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가정 스릴러, 본격 미스터리, SF 미스터리 등등 다양한 장르에 속하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어서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소실집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단편 소설의 특징이 짧지만 강력한 한방인데, 특히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특히 그러하다. 소설의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더니 시종일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정교한 구성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결말까지.... 굉장히 흡인력 있는 단편집 [엄마, 시체를 부탁해] 속으로 들어가 본다.

[엄마, 시체를 부탁해]

주인공에게는 약간의 신체적 장애를 가진 중학생 딸 예나가 있다. 미숙아로 태어난 탓에 온갖 질병에 시달렸던 예나는 현재 오른쪽 다리를 약간 전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은 전화로 한 남자를 죽였다는 고백을 한다. 지금은 돌아가신 부모님 주택에 시체와 함께 있다는 이야기를 들고 달려간 주인공. 예나는 남자가 자신을 강간하려 했기에 죽였다고 하고, 실제로 방엔 노란 머리의 한 남자가 쓰러져있다. 병으로부터 예나를 구한 강한 엄마인 주인공은 이제 처벌로부터 예나를 구해야 한다. 시체를 땅에 묻고 한숨을 돌리게 되는 주인공... 그러나 딸과 같은 반인 정은정 학생도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는데... ( 장애를 가진 딸이 살기에는 너무나 험하게 변해버린 세상. 그러나 이야기의 결말은 독자들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버리게 만든다. 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단편. 강력한 변화구를 보여주는 작품이랄까? )

[위협으로부터 보호되었습니다]

인간 장기를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미래 사회. 주인공에게는 자신의 아빠를 닮아서 유전적으로 폐가 약한 아들이 있다. 폐암으로 인해 남편이 일찍 죽었는데, 이제 스물두 살이 된 아들까지 폐암 선고를 받게 된다. 장기를 배양하는 휴먼 더미에 대한 사람들의 찬반 여론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으나 하나뿐인 아들을 살리려는 주인공의 귀에는 반대 여론은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위협을 감지했다는 알림을 받고는 밤늦게 배양 연구소로 차를 몬 주인공.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던 와중에 어떤 커다란 형체를 차로 치게 되는데.... ( 기술이 발달해서 장기를 배양하는 휴먼 더미를 만들었는데, 이 휴먼 더미에게 인간이라는 정체성과 살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면 벌어질 일들은 과연 무엇일까? 과학 기술이 품은 도덕적 딜레마를 느끼게 해 준 작품 )

[마더 머더 쇼크]

물속으로 가라앉는 차에서 번쩍 눈을 뜬 주인공 혜서. 차의 앞 유리에 "나는 살인자다," "5개월 된 아들을 죽였다"라는 문장이 립스틱으로 커다랗게 쓰여 있다. 자신이 아들 노아를 죽였다는 기억이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다. 아들은 죽인, 모진 엄마라는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찰나, 혜서는 자신의 왼손 손바닥에 '믿지 마'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급한 상황에서 머리를 굴려보는 혜서. 자신을 이런 상황으로 몰아간 인간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 mother, murder, shock라는 부분으로 나누어져 구분된 단편. 각 단편마다 화자가 달라지기에 복잡한 구도를 가진 이 이야기를 전체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이 단편도 충격적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시작부터 엄청난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결말이 그야말로 속 시원한 사이다라 더 재미있었던 작품 )

"나의 지옥보다 당신의 지옥이 더 견딜 만한지 묻고 싶었다" 엄마, 시체를 부탁해라는 단편에 나오는 문장이다.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견뎌야 하는 한 엄마의 고백... 인간의 저급하고 악한 본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작품들이라서 재미있었다. 여기에 치밀한 플롯과 현란한 묘사까지 더해져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이 소설집의 단편들에게서 특히 더 두드러지는 개성을 말하자면, 예측 불가능한 전개라고 해야 할까? 화자와 화자 그리고 시점과 시점을 오가면서 펼쳐지는 입체적인 이야기 전개 덕분에 더욱더 결말을 예상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뛰어난 필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반전 여왕 한새마 작가의 단편 소설 [엄마, 시체를 부탁해]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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