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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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비교할 수 없는

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의 시작과 끝!

영화 "파묘"에 등장하는 대살굿 장면을 보면서 엄청난 충격과 전율을 느꼈는데, 사실 "파묘" 이전에 한국 토속 신앙이 가진 신비로움과 공포를 가감 없이 전달한 작품들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박해로 작가가 가상의 공간인 "섭주"를 배경으로 그려낸 작품들이다. 박해로 작가야말로, 폐쇄적 지방색과 토착 신앙의 초자연적 힘을 살아있는 공포로 내세운 새로운 장르라는 "오컬트 포크 호러" 전문 작가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일종의 단편집인데, 총 3편의 스토리가 실려있다. 다른 작품과 조금 다른 면이라면 토착 신앙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서양의 괴담과 전설이 섞여있다. 그래서 매우 색다르고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래서인지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전달하는 "공포의 극대화"가 더 컸다.

[수낭면에 가면 수낭법을 따르라]

1986년 섭주 수낭면에는 전교생이 50명 밖에 안되는 수낭국민학교가 있었다. 젊은 총각인 이상식 선생은 이쪽으로 첫 발령을 받게 된다. 짠돌이였던 그는 다방 언니에게서 산 빨간색 스쿠터를 몰고 다녔는데, 문제는 그가 술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회식을 하게 되었는데, 이상식은 그날 처음 화장실과 그 옆에 있는 서양식 주택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저택의 주인이었던 아메리카 김과 그가 마을에 일으킨 불행한 사건과 그에게 일어난 기이한 사건에 대해서 들은 이상식. 이상한 소문이 돌았던 4번 화장실을 갔다가 손이 베어서 피를 흘리게 된 이상식 선생.... 이후 그는 매우 기이하고 기묘한 일을 겪게 되는데.... ( 토착신과 서양신의 대결이랄까?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마냥 선하지만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 하지만 악에 제대로 대항하려면 스스로 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악마란 존재는 부와 권세를 양손에 들고 아주 화려하게 인간을 유혹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

[며느리는 약했지만 여인은 강했다]

원래는 노비 신분이었으나 상인으로 큰 부를 이룬 후 양반 가문을 돈으로 산 최진사. 그는 몰락한 양반의 딸인 김수를 며느리로 데려오게 된다. 그러나 한량에다가 아마도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들 때문에 후사를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 최진사는 사람을 시켜서 절에 기도를 드리러 간 며느리를 겁탈하게 하지만 ( 이런 식으로라도 자식을 얻으려 한 것인가? ) 오히려 괴한은 김수와의 육탄전 끝에 한쪽 눈이 머는 일을 겪게 된다. 며느리 김수는 말짱하고. 그런데 이 사건 이후부터 마을에는 황소의 뿔에 받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등 괴이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며느리를 둘러싼 기묘하고 요상한 소문이 퍼지게 되는데.... (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우리말 속담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여자들의 권리가 매우 낮았던 조선 시대에 얼마나 많은 핍박과 학대가 있었을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런데 서양에서도 마찬가지?? 매우 지혜로워서 살아있는 동안 존경을 받았지만 철저히 파괴된 한 여자의 저주가 불러일으킨 어마어마한 공포가 전율을 일으키는 작품 )

얼마 전에 박해로 작가의 [사악한 무녀]라는 작품을 읽었었는데, 그때 느낀 게 이 작가님은 한국 토속 신앙인 무속에 관한 연구를 아주 깊이 있게 해왔겠다는 것이었다. 마치 조현병 환자의 머릿속에 들어온 듯, 내내 이어지는 기묘한 환각과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이 독자들을 책 안으로 끌어들이는 소설이었다. 이 책 [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도 등장인물들이 겪는 초자연적인 경험이 매우 공포스럽고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책이 더 재미있는 이유는 생각지도 못했던 존재들, 즉 서양의 악마와 귀신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재물을 이용하여 인간의 마음을 현혹하기도 하고 부당한 대접을 받는 며느리에게 강력한 파워를 부여하여 몰지각한 행동을 했던 시댁 어른들을 벌벌 떨게 만든다. 이제는 가상의 공간인 "섭주"라는 이름만 들어도 사악한 주술과 마법이 부리는 환각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 같다. 오컬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소설 [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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