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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팅 - 그가 사라졌다
리사 엉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4년 8월
평점 :
데이트 앱에서 시작된 우리의 사랑은 완벽했다.
그가 갑자기 잠수를 타버리기 전까지는.
소설 [고스팅]은 다소 복잡한 플롯을 가지고 있지만 어렵진 않다. 오히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주인공 렌과 애덤을 겹겹이 싸고 있던 베일이 벗겨지면서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주인공들이 매우 집요해서 좋았고 (?) 현대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만한 사건이라 설득력도 있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감추고 있던 비밀스러운 과거와 실종된 여자들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정체를 숨기고 타인에게 접근이 가능한 불완전한 온라인 세계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서는 삶과 죽음을 다루는 것 같은데, 바이러스와 자연재해 등으로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우리는 누구나 운명과도 같은 사랑에 빠지길 원한다. 주인공 렌 그린우드도 그러했다. 그녀는 일종의 일 중독자에 어느 정도 세상과 사람들을 피해서 숨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디어버디라는 상담 전문 팟 캐스트를 운영하는데,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던 일이 대박이 터져서 지금은 경제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남자와 연애. 심심하게 사는 그녀를 보다 못한 단짝 친구 잭스가 렌에게 torch라고 하는 데이트 앱을 소개해 주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사실 잭스는 렌을 세상으로 끌어내보려고 앱을 소개해 준 것이었다. 그냥 가볍게 여러 사람을 만나보라고 했지만 사실 모든 일에 신중한 렌은 가벼운 만남보다는 진중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몇 번의 시들한 만남 이후 렌은 드디어 운명의 남자인 애덤을 만나게 된다. 일종의 정보 보안 업체를 운영하는 애덤은 매우 똑똑하고 따뜻하며 특히 문학에 조예가 깊은 남자였다. 애덤에게 푹 빠져버린 렌은 데이트 도중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비밀을 그에게 털어놓는다. 그러나 그 이후 저녁 식사 데이트에 나타나지 않은 애덤..... 전화기가 꺼져있고 SNS로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바로 "고스팅" 혹은 "잠수 이별"?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 렌 앞에 베일리 커크라는 이름의 사립 탐정이 나타난다. 그는 렌에게 애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애덤이 과거에 만났던 미아라는 여자가 현재 9개월째 실종 상태라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그 남자가 애덤이라는 이름 외에도 수많은 가명으로 활동을 했고 미아 외에도 그와 관련되어 실종된 여성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렌. 그녀는 사립 탐정 베일리와 함께 애덤의 흔적을 추적한다. 그러나 그가 살고 있던 집은 잠시 임대가 가능한 공유 주택이었고, 그가 운영한다던 회사도 이미 문을 닫은 지 오래되어 보였는데...... 과연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연애를 하다가 잠수 이별 당한 여자... 시작은 이렇게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소설 [고스팅]은 전체적으로 매우 어둡고 불길하며 집요하다 느껴지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여성들이 평소에 품고 있는 "불안"을 자극한다. 그동안 믿고 사랑했던 남자가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평범한 잠수 이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와 만났던 여자들도 실종된 상태라니... 그렇다면 내가 운명이라 여겼던 남자가 연쇄 살인범일 가능성도 있다??
정말 소름 끼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실종된 여성들과 주인공 렌에게는 과거에 매우 비극적인 사건을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애덤은 그녀를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
모든 게 궁금해진 주인공 렌. 그동안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고 꽁꽁 감춰왔던 과거를 애덤이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애덤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 자신에 대한 그의 사랑은 과연 진짜였는지, 그리고 애덤과 실종된 여자들 사이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알고 싶었던 렌은 베일리를 따돌린 채 본격적으로 그를 추적하게 된다. 위험한 상황으로 스스로 뛰어드는 렌... 독자들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하기 그지없다. 과연 그녀는 이 복잡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비극적 과거에서 살아남은 렌... 그녀가 감추고 있던 과거의 비밀을 통해서 만난 수수께끼의 남자 애덤... 다음 장이 너무 궁금해서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엄청난 페이지 터너! 소설 [고스팅]을 미스터리 소설 팬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